생명보험협회가 ‘실손의료보험료 차등요율제’ 도입을 검토한다. 의료기관의 과잉진료 등에 따른 손해액이 급증하자 의료 이용 정도에 따라 보험료 수준을 달리 책정하자는 취지다. 또 헬스케어(건강관리) 활성화 등 저출산·고령화, 보험시장 포화에 따른 위기 극복 방안을 마련했다.
신용길(사진) 생명보험협회장은 20일 자동차보험의 보험료 할인·할증제도를 실손보험에도 적용해 의료 이용빈도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현재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신 회장은 “시뮬레이션을 해서 세부 적용방안을 정한 뒤 금융 당국과도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신년 기자간담회를 준비했던 신 회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자료 배포로 대체했다. 또 신 회장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시장 조성 방안을 제시했다. 질병 예방 차원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확대한다. 해외투자 한도를 30%에서 50%로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현행 보험업법은 보험사가 운용자산의 30%까지 해외에 투자할 수 있도록 묶고 있다. 협회는 국회에 계류돼 있는 보험업법 개정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할 계획이다.
한편 오는 4월부터 생명보험사들의 보험료가 5~10%가량 오른다.
생명보험업계에 따르면 주요 보험사는 예정이율을 0.25~0.5% 포인트 내린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같은 보험금을 받더라도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 포인트 낮아지면 보험료는 5~10% 상승한다.
박재찬 기자 jee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