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제약업계의 매출이 일제히 상승했다. 영업이익의 부진에도 이들 기업은 대체로 무난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20일 기준 GC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액 1조3697억900만원을 달성해 전년 대비 2.6% 더 벌어들였다. 다만, 영업이익은 402억5500만원으로 전년보다 19.7% 하락해 적자로 전환했다. 회사 관계자는 “일회성 비용인 자회사 녹십자엠에스의 과징금이 반영됐고, 투자했던 바이오기업주에서 손실이 발생했다”며 “일부 품목의 판권 회수로 2018년에 비해 지난해 매출 공백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트리온의 매출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조1284억6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4.91%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3780억5900만원, 순이익은 2979억6900만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1.62%, 17.51% 증가해 전 분야에서 실적개선에 성공했다. 회사 측은 바이오시밀러의 유럽·미국 시장 진출과 자회사인 셀트리온제약의 실적 개선을 매출 증가 요인으로 꼽았다.
한미약품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전년 대비 9.6% 오른 1조1136억4900만원의 매출을 올려 3위에 안착했다. 전년도와 비교해 24.3% 증가한 1038억7700만원의 영업이익을 낸 한미약품은 매출 상위 5개 제약사 중 유일하게 영업이익 두 자리 수 증가율을 보였다. 순이익은 전년보다 87% 상승한 638억6700만원으로 집계됐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자체개발 의약품 중심으로 판매 실적을 올려 마진 확보에 유리했다”며 “매출의 10% 이상이 연구개발(R&D)에 투입되고 있지만, 이는 최근 10년간 지속한 기조이기 때문에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또 종근당은 전년보다 12.9% 상승한 1조786억1800만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770억2500만원으로 1.3% 떨어졌다. 순이익은 26.6% 성장한 538억8200만원을 기록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기존 제품과 신제품 매출이 고르게 동반 성장했다”면서도 “지난해 R&D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은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대웅제약은 매출 1조51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비록 라니티딘 성분 위장약 판매 중지 조치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전기 대비 크게 하락했지만, 누계실적은 오히려 전년보다 소폭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2.2% 오른 307억6500만원, 순이익은 202억2800만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에서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고 있고, 나보타의 미국 출시가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분식회계 논란으로 오랜 곤욕을 치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매출액 7015억9200만원, 영업이익 917억4200만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30.9%, 64.8%의 향상세를 보였다. 순이익은 2029억400만원으로 9.5% 감소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 기조와 기업의 R&D 확대 경향이 지난해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그는 “발사르탄 발암물질 검출 사태 이후 정부의 품질 관리·제네릭 규제 정책이 강화돼, 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며 “강화된 규제를 충족하기 위해 제약사들이 R&D투자를 늘리면서 영업이익은 감소·유지되는 수준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한성주 쿠키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