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치료제 ‘레이저티닙’ 글로벌 임상 3상 착수

입력 2020-02-23 18:04
유한양행이 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연구개발 부문의 투자 확대 및 2년간 3조5000억 규모의 기술수출을 비롯해 올해 ‘레이저티닙’이 다국가 글로벌 임상 3상에 착수하면서 신약 개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레이저티닙’은 3세대 돌연변이형 EGFR 억제 폐암치료제로, 지난 2018년 11월 미국 얀센바이오테크에 총액 1조4000억 원 규모로 기술수출을 하고 공동개발 중인 신약물질이다. 학계는 물론 증시에서도 레이저티닙을 유력 글로벌 신약 후보로 주목하고 있다. 작년 12월11일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레이저티닙에 대한 임상3상 시험을 승인 받은데 이어 올해는 본격적인 다국가 임상 개발이 시작됐다.

레이저티닙은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 또는 EGFR T790M 돌연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2차 치료 목적으로 개발 중인 표적 치료제이다. 이번에 승인 받은 임상3상 시험은 1차 치료제로서 레이저티닙 혹은 게피티니브 투여 후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하는 다국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시험이다. 한국에서는 세브란스병원, 삼성서울병원 등 27개 기관이 참여할 예정이며, 시험에 참여하는 여러 국가 중 한국에서 최초로 승인됐다.

또 작년 10월 ‘란셋 온콜로지’(lancet oncology)에 공개한 임상1/2상 시험 결과에서 우수한 폐암 치료 효과 및 안전성을 보여 학계의 큰 주목을 받았다. 논문의 제1저자인 삼성서울병원 안명주 교수는 “종양학 연구 분야에서 권위 있는 란셋 온콜로지에 국내 초기 개발 신약의 임상 결과가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런 성과는 회사의 통 큰 지원에 힘입은 결과다. 2015년 초 9개였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현재 27개로 늘어났고 이 중 절반 이상이 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외부 공동연구과제로 이뤄졌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단기적인 이익 성장에만 몰두하지 않고 앞으로의 노력을 통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부분에 특히 역점을 두고 있다”며 “신약개발은 오랜 시간과 많은 투자가 선행되지만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우리의 소명으로, 이는 미래의 희망이 된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지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R&D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상우 쿠키뉴스 기자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