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삭감·단축근무… 항공업계, 비상경영 도미노

입력 2020-02-20 04:0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타를 맞은 항공업계가 앞다퉈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불매’를 시작으로 연이은 악재에 업황이 최악으로 치닫자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것이다.

1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은 사내공지를 통해 임원진 임금 삭감과 단축근무 시행 등의 조치를 공지했다. 앞서 지난주엔 제주항공이, 18일엔 아시아나항공이 비상경영을 선포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오는 3월부터 4개월간 경영진 임금 삭감 및 단축근무 등 긴축 경영에 돌입한다. 이에 따라 상무보 이상 임원은 임금 30%를 자진 반납하고 임원을 제외한 본부장 직책자들도 직책수당을 반납할 예정이다. 운항·객실승무원을 제외한 전 직원을 대상으론 근무일·시간 단축제를 실시한다. 직원들은 6월까지 매달 주 3회(주 24시간), 주 4회(주 32시간), 1일 4시간 근무제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된다. 긴급상황을 제외한 연장근무도 허용하지 않으며 기존 시행 중이던 무급휴직(최소 15일 이상)도 그대로 유지한다.

티웨이항공도 대표이사를 포함해 임원 전원 임금을 20~30% 삭감하고, 불필요한 근무를 없애기 위해 단축근무 신청 접수도 병행한다. 신청자에 한해 한 달간 임의로 휴직기간을 정해 쉬는 무급휴직 신청도 전 직원을 대상으로 받고 있다.

앞서 저비용항공사(LCC)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지난주 위기경영체제에 돌입했다. 경영진 임금 30%를 반납하고 기존 승무원을 대상으로만 진행했던 무급휴가 제도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확대했다.

이밖에 진에어 역시 사상 첫 희망휴직을 실시하고 있고 에어부산(자율 무급휴직), 에어서울(단기휴직)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각 항공사가 앞다퉈 급여 반납과 근무 유연화에 착수한 것은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초도 대응의 성격이 짙다. 감염 확산과 여행수요 감소 등 외부요인이 최대 변수인 현 시점에 사태 진정 및 항공수요 회복 등으로 활로가 열리기 전까진 탄력적 인력운용과 비용절감 외에 별다른 대응이 어려운 실정이다.

일본과 중국 노선이 크게 축소돼 유휴 기재·인력이 이미 현실화됐기 때문에 항공업 특성상 인력 감축 등 인위적 구조조정은 최대한 피하면서 일단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LCC 활성화 이후 외연적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던 각 사들이 제대로 된 시험대에 올랐다”며 “유동성 문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 코로나19 사태가 진정국면을 맞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