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사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1년 만에 현대차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는다.
현대차는 19일 열린 이사회에서 정 회장이 현대차 등기임원을 연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지만 기존과 동일하게 회장직을 유지하며 경영 전반을 챙길 예정이다.
현대차는 이날 공시를 통해 다음 달로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정 회장을 대신해 현대차 재경본부장인 김상현 전무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음 달 1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다루겠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이사 선임 안건이 통과되면 현대차 사내이사는 정의선 수석부회장과 이원희 사장, 하언태 사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 김상현 전무 등으로 구성된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을 맡아왔으나 최근 2년가량 이사회 의사결정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이사회와 다음 달 주총에서 정 회장이 정 수석부회장에게 이사회 의장직을 넘겨줄지 관심을 가져왔다. 현대차그룹이 사실상 ‘정의선 체제’를 다지고 있는 만큼 리더십에 힘을 실어주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놨다 하더라도 차기 의장을 누가 맡게 될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새로운 의장은 다음 달 주총 직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정해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익성 개선 추진과 대규모 투자계획에 따른 이사회의 재무적 의사결정 기능 강화를 위해 최고재무관리자(CFO)를 등기임원으로 선임하게 됐다”면서 “미래 분야 투자를 통한 지속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수익성 최우선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의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날 현대차 이사회는 주총 정관 일부 변경 안건을 통해 사업 목적에 모빌리티 등 기타 이동수단과 전동화 차량 등의 충전 사업을 추가하기로 했다. 도심 항공 모빌리티(UAM)와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다중 모빌리티 서비스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절차다. 전자투표제 도입 등도 이날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