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적 시스템 반도체 업체 퀄컴으로부터 5G 모뎀칩 생산 계약을 따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최신 공정을 이용한 제품 수주경쟁에서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1위인 TSMC에 맞서 한발 앞섰다는 평가다.
로이터는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등 기기를 5G 무선 데이터망에 연결하는 퀄컴의 X60 모뎀칩 일부를 생산한다고 보도했다. 삼성이 생산할 것으로 알려진 X60은 ‘순수 5G’로 불리는 5G SA(Stand Alone) 모드에서 최대 데이터 전송속도를 기존 대비 2배 높일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퀄컴은 스마트폰의 두뇌 역할을 하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분야에서 지난해 세계 1위를 차지한 업체다. 삼성은 이 분야 3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퀄컴은 스냅드래곤, 삼성은 엑시노스가 대표적인 제품이다.
다만 퀄컴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로 파운드리 업계 1, 2위인 대만의 TSMC와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에 제품 생산을 맡기고 있다. X60은 삼성 파운드리 최신 공정인 5나노미터(㎚) 공정을 적용해 제작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퀄컴이 삼성뿐만 아니라 TSMC에도 5나노미터급 모뎀칩 생산을 맡길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업계는 삼성과 TSMC 측에 수주한 제품이 서로 다른 종류일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퀄컴과 14나노 공정부터 최근 7나노 공정까지 협력 관계를 이어오며 5G 칩 생산을 함께해 왔다. 이번 계약 수주로 삼성은 파운드리 사업을 활성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올해 5G 상용화로 많은 모바일기기에 퀄컴의 X60 모뎀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은 향후 시장 확대가 전망되는 시스템 반도체 사업 확대를 꾸준히 강조해 오고 있다. 삼성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도 글로벌 1위를 달성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1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19일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이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 점유율은 금액 기준 삼성전자가 30.9%로 1위를 차지했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2017년 26.5%에서 2018년 29.0%로 상승했으며 지난해에는 30%대로 올라섰다. 2위는 LG전자로 지난해 16.3%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일본 소니가 9.4%로 3위를 기록했으며 중국 브랜드인 하이센스와 TCL이 각각 6.4%를 차지했다.
판매 수량 기준으로도 삼성전자가 지난해 19.8%의 점유율로 1위를 유지했고 LG전자가 12.2%로 2위를 지켰다. 이어 TCL(9.2%) 하이센스(7.8%) 샤오미(5.8%) 순으로 집계됐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QLED TV 532만3000대를 판매해 2018년(259만9000대)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삼성의 전체 TV 판매 수량 가운데 QLED 제품 비중도 2018년 6.3%에서 지난해 12.1%로 높아졌다.
김성훈 강주화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