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주변 대기·해양 24시간 주시… 하루 8차례 미세먼지 유발물질 감시

입력 2020-02-20 04:06
국내 기술로 개발한 환경·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19일 오전 7시18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화염을 내뿜으며 발사되고 있다. 천리안2B호는 10년 동안 한반도 주변의 해양과 환경정보를 관측하는 업무를 수행한다. 아리안스페이스TV 캡처

“5, 4, 3, 2, 1, 란시(발사)!”

국내 기술로 개발한 환경 및 해양관측 정지궤도위성 ‘천리안2B호’가 19일 오전 7시18분(한국시간)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쿠르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성공률 98.6%를 자랑하는 아리안5ECA 발사체에 실린 천리안2B호는 예고됐던 시간과 한 치의 오차 없이 발사돼 우주로 날아갔다. 발사가 임박했음을 알리는 안내음이 들리자 현장은 긴장감으로 가득 찼다. 이어 발사체가 솟구쳐 오르자 곳곳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위성이 발사체에서 분리된 뒤 한국항공우주원 연구진이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발사 뒤 3분 정도가 지나 위성을 보호하는 덮개인 페어링이 분리됐으며 약 25분 뒤 전이궤도에 진입했다. 전이궤도는 지구와 가깝게는 251㎞, 멀게는 3만5822㎞인 지점을 잇는 타원궤도다. 발사 약 31분 뒤에는 발사체에서 위성이 분리됐으며 이로부터 약 8분이 흐른 뒤 호주 야사라가 추적소와 첫 교신을 했다.

천리안2B호는 약 2주 뒤에는 한반도 상공인 동경 128.25도에 진입할 계획이다. 발사 약 3주 뒤부터 궤도상 운용시험에 들어간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해양탑재체는 10월부터, 환경탑재체는 내년 1월부터 본격적으로 관측 임무를 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리안2B호는 한반도와 주변 바다 및 대기를 24시간 관측하며 해양환경 변화와 대기오염물 농도 등을 10년간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은 세계 최초로 한 지역의 대기와 해양 환경 변화를 마치 동영상처럼 지속적으로 관측할 수 있는 정지궤도위성을 운용하는 나라가 됐다. 환경관측센서인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최근 큰 환경 문제로 꼽히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다.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정지궤도위성인 천리안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며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최근 환경문제의 주요 이슈 중 하나인 월경성 오염물질 감시에도 활용될 수 있다.

정병선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1차관은 현지 인터뷰에서 “위성이 보내는 대기·해양환경 정보는 국민이 편안히 호흡할 수 있게 하는데, 어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활용된다”면서 “우리 연구진의 헌신으로 얻은 천리안2B호는 국민, 더 나아가 인류의 삶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나 쿠르우주센터=공동취재단,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