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번 환자, 자가격리 상태서 외부인 접촉 ‘논란’

입력 2020-02-18 04:0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30번 확진자가 자가격리 중에 언론사 기자를 만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17일 보건 당국에 따르면 68세 여성인 이 환자는 남편(29번 확진자)이 확진 판정을 받은 16일 오전 10시 지역보건소로부터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오후 4시20분쯤 자택 소독을 위해 집 밖으로 나간 10여분간 언론사 기자와 면담을 했다. 해당 기자는 접촉자로 분류돼 자가격리됐다.

확진자 가족은 감염 가능성이 아주 높은 밀접접촉자이기 때문에 자가격리 이후에는 누구와도 접촉해선 안 된다. 앞서 15번 확진자도 자가격리 상태에서 처제와 식사를 함께한 바 있다. 이 처제는 20번 환자로 확진됐다.

보건 당국은 29번 환자의 감염경로를 집중 추적하고 있지만 아직 유력한 감염원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환자는 보건 당국의 방역망 밖에서 발생한 첫 확진자다.

보건 당국은 우선 29번 환자가 방문했던 노인복지관 등에서 증상이 있거나 해외를 방문한 사람이 있는지 집중 파악하고 있다. 29번 환자가 유증상자와 접촉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한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브리핑에서 “(29번 환자의) 활동 범위 내에서 유증상자나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이 있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 당국은 29번 환자가 감염 사실을 숨긴 ‘숨어 있는’ 환자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29번 환자는 발병 시점인 지난 5일 이전에 노인종합복지관에서 독거노인 도시락 배달봉사를 했다. 독거노인은 경제적 상황 등으로 몸에 이상이 있어도 병원 방문을 꺼리는 게 현실이다.

보건 당국은 다른 환자나 유증상자가 격리해제된 뒤 29번 환자와 접촉해 2차 감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는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지만 검사에서 음성 판정이 나 격리해제된 환자와 접촉하지 않았느냐는 것이다. 실제 8번 환자는 1차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아 격리해제돼 대형마트를 방문하는 등 제한 없이 지역활동을 했지만 2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20번째 확진자도 음성에서 양성으로 뒤바뀌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