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데이비스(LA 레이커스)의 자유투가 성공하자 ‘팀르브론(르브론 제임스)’ 선수들이 뛰어나와 승리를 자축했다. 농구 규정에는 존재하지 않는 ‘끝내기 자유투’였다.
17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의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2019-2020 미국프로농구(NBA) 올스타전에서는 팀르브론이 팀야니스(야니스 안테토쿤보)에게 157대 155로 승리했다.
리그의 가장 큰 축제인 올스타전이었지만 이날만은 지난달 불의의 헬리콥터 사고로 사망한 코비 브라이언트(전 레이커스)를 기리기 위해 엄숙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브라이언트의 선수시절 등번호인 24번을 단 팀야니스 선수들과 아빠와 함께 세상을 떠난 딸 지아나가 유소년 리그에서 사용한 등번호인 2번을 부착한 팀르브론 선수들은 경기 시작 후 8초간 침묵하는 시간을 가졌다. 8은 브라이언트가 선수생활 초반 10년간 단 등번호다.
경기내용도 치열하고 박진감 넘쳤다. 매 쿼터 점수를 이긴 쪽이 10만 달러의 상금을 받아 지역 사회에 기부하기로 한 덕에 양팀 선수들은 매 시간 최선을 다했다.
막판에는 더욱 뜨거워졌다. 이날 올스타전은 3쿼터 리드팀 점수를 기준으로 브라이언트의 등번호를 상징하는 24점을 추가로 넣을 경우 경기가 종료되는 독특한 방식을 채택했다. 목표 점수가 된 157점에 다가가자 양팀 선수들은 거친 수비와 파울을 주저치 않았다.
올해부터 이름이 ‘코비 브라이언트 상’으로 바뀐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상의 초대 주인은 30득점을 퍼부은 카와이 레너드(LA 클리퍼스)였다. 레너드는 “브라이언트에게 감사를 전하며 이 상을 그에게 바친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