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시진핑 상반기 방한 예정대로 추진’ 왕이와 합의

입력 2020-02-17 04:06
중국 왕이 외교담당 국무위원(오른쪽)과 악수하는 강경화 외교장관. 외교부 제공

한국과 중국 정부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올해 상반기 방한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미·중·일 외교장관과 잇따라 양자회담을 가졌다. 강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회담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가 시 주석의 방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 주석 방한 문제에 대해선 양측이 계속 조율했던 대로 추진한다는 데 변함이 없다는 것을 왕 국무위원과 확인했다”고 답했다. 이어 “시기는 상반기 중에 한다는 것이 합의사항”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는 조금 더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시 주석의 ‘4월 방일’을 확인했다. 왕 국무위원과 회담한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시 주석 방일 시기가 4월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렇게 봐도 좋다”고 답했다. 4월 방일 일정을 감안하면 시 주석의 방한 시기는 5~6월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회담에선 양국 간 현안인 방위비 분담금 협상 문제가 논의됐지만 견해차를 많이 좁히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장관 차원에서는 협상팀이 만나 합의를 이뤄낼 수 있는 정치적 의지를 부여하자는 데 서로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협상팀 간 긴밀하고 심도 있는 협의가 진행되고 있고, 두 장관이 모두 이를 보고받고 있는 단계”라며 “타결을 위해 지금까지 협상팀이 했던 결과물을 나름대로 정리·분석하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며, 조만간 협상이 개최되면 상호 수용 가능한 협의를 이루도록 하자는 것이 오늘 대화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회담에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와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을 놓고 양측이 기본 입장만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는 “강 장관은 일본의 수출 규제가 조속히 철회돼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수출 규제와 강제징용 문제는 양측 간 간극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수출 규제를 빨리 철회하라는 입장이고 저쪽은 시간이 좀 걸린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다시 꺼내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한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