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아산 경찰인재개발원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 격리 수용됐던 우한 교민 700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잠복 기간이 지나 15일과 16일 이틀에 걸쳐 전원 퇴소했다. 감염 예방을 위한 생활 수칙을 준수하며 2주간의 격리 생활을 잘 견뎌 낸 교민들의 일상 복귀를 환영한다. 격리 시설에서 같이 생활하며 교민들을 지원해 온 100여명의 정부합동지원단 단원들의 노고, 아산·진천 주민들을 비롯한 국민들의 격려가 이들의 복귀에 큰 힘이 됐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는 중국 우한에서 불안에 떨며 지내던 교민들을 국내로 데려와 안전이 확인될 때까지 보호한 것은 국가의 존재 의미를 보여 준 일이기도 하다.
이번 일은 우리가 감염병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시금석이다. 국내 발병 초기 막연한 공포와 오해로 지역에서 교민 수용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러나 아산 시설에서 2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외부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나머지 교민들은 건강한 몸으로 퇴소했다. 지역 주민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될 것이란 우려도 기우로 판명 났다. 막연한 불안감에서 벗어나 개인 위생 수칙을 지키며 방역 당국을 중심으로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길임을 보여준다. 16일 현재 국내 확진자는 29명으로 늘었지만 9명은 퇴원했고 20명은 치료 중인데 대체로 상태가 양호하다고 한다. 방역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흐름이다.
하지만 경계의 끈을 늦춰서는 안 된다. 감염 경로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가 발생한 것은 새로운 위협이다. 16일 확인된 29번째 환자는 최근 외국을 방문하지 않았고 국내 확진자의 접촉자로 분류되지 않은 환자여서 당국의 방역 감시망이 뚫렸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속한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경로를 파악하고 접촉자들에 대해서는 격리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역사회 감염 가능성에 대비해 시민들도 기침, 발열 등 이상 증상이 있을 외부 출입을 자제하고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신고해 상담을 받는 등 방역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상호 입출국이 잦은 일본의 감염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일본은 크루즈선(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 감염자 355명을 포함해 확진자가 400명을 넘어섰다. 특히 감염 경로가 파악되지 않은 환자들이 여러 건 발생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발 입국자들에 대한 검역을 강화하는 등 경계수위를 높여야겠다.
[사설] 아산·진천 우한 교민 퇴소… 극복 못할 위기 아니다
입력 2020-02-17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