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인하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지만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심리를 녹이기 위해 2분기 금리인하론이 힘을 받는 상황이다. 코로나19로 영업에 타격을 받은 기업과 자영업자들은 ‘꽁꽁언’ 경제심리가 언제 풀릴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경제심리 위축에 기준금리 인하론 대두=기준금리 인하 전망의 근거는 코로나19로 위축된 경제심리 회복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코로나19에 대해 긴장감을 갖고 철저히 방역해야 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으로 경제가 위축돼서는 안된다”고 우려 섞인 발언을 내놓을 정도다.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으로부터 한 달 뒤 선제적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한 사례도 있다. 경제심리 위축에 따른 경기 하강을 사전에 차단하고 나선 것.
IBK투자증권은 “문재인 정부 이후 이미 정부가 최대 수준으로 확장적 예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 추경 예산 편성은 어려워 보이는 반면 기준금리 인하는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선행지표인 채권금리 역시 코로나19 사태 이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 1월 20일 1.455%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2월 들어 1.2%대까지 하락했다.
IBK투자증권은 “한국은행이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인지, 바이러스가 잡힌 후에 가시화될 1분기 경제지표를 확인하고 대응할 것인지 두고 볼 필요가 있다”면서 “빠르면 2월 인하, 늦어도 2분기 내 인하는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시중은행들도 상반기 기준금리 인하를 내부계획에 이미 반영해 놓고 있다.
◇한국은행 신중론, 선제대응 ‘불투명’=한국은행은 좀 더 경제상황을 지켜본 후 금리인하를 결정하자는 눈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4일 코로나19가 경제에 미친 영향과 대응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열린 거시경제금융회의에 참석해 “중국경제와의 높은 연관성과 국내 경제주체들의 심리 위축을 고려할 때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발언했다. 기준금리 인하의 필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다만 이 총재는 당장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일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통화정책의) 효과도 효과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금융권에서는 이 총재의 발언을 두고 한국은행이 코로나19의 영향이 경제지표로 확인된 후 금리인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경우 부동산으로 자금이 쏠리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명분이 필요하다”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회복기에 들어선 국내 경제에 타격이 크다는 점을 경제지표를 통해 확인하고 기준금리 인하를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계원 쿠키뉴스 기자 Chokw@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