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V 열풍에도 중형 이하 세단 시장서 수입차는 잘나간다

입력 2020-02-16 20:10
디미트리스 실라키스(왼쪽)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대표이사와 마크 레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이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 57’에서 공개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A 쿠페 세단’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 앞에서 각각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공

국산차 시장에서 중형급 이하 세단 시장이 점점 위축되고 있지만 수입차의 경우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대형보다는 준중형이나 중형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많고, 스포츠유틸리티(SUV) 열풍에도 세단 수요가 크다. 업계는 수입차 선호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데서 그 요인을 찾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가 지난 12일 서울 성동구 ‘레이어 57’에서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A-클래스 세단’과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A 쿠페’를 공개했다. 더 뉴 A-클래스 세단은 기존 해치백으로만 구성됐던 A-클래스 라인업에 추가로 도입된 A-클래스 최초의 세단이다. 이번 모델 출시를 통해 C-클래스, E-클래스, S-클래스에 이르는 촘촘한 라인업으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략이다. A-클래스 세단의 가격은 3980만원부터다.

국산차만 놓고 보자면 업체들은 이 차급 모델들을 줄여나가고 있는 추세다. 국내 소비자들은 소형 해치백 스타일이나 소형·준중형 차급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수입차는 그렇지 않다. 수입차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20~30대 젊은층이 ‘입문’용으로 부담이 적은 차급의 세단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국산차를 산다면 더 큰 차를 살 수 있지만, 크기가 작더라도 수입차를 산다는 것이다. 해외 브랜드들은 이같은 흐름을 읽고 보다 스포티하고 감성적인 느낌의 중형 이하 모델들을 공격적인 가격으로 출시하면서 시장을 키우고 있다.

BMW ‘뉴 3시리즈’. BMW 제공

BMW의 경우 글로벌 베스트 셀링 모델인 3시리즈의 판매 비중은 7시리즈와 같은 대형 차종에 비해 높다. 가격 면에서 진입장벽이 낮은 영향도 있고, 브랜드를 상징하는 모델이기 때문이기도 하다는 분석이다. BMW그룹 코리아는 더 뉴 메르세데스-벤츠 CLA 쿠페의 대항마로 2시리즈 그란쿠페를 곧 국내에서 출시할 예정이다.

볼보자동차 ‘S60’.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지난달 처음으로 월 1000대 판매를 돌파한 볼보자동차코리아 역시 1월 세단 판매 비중을 보면 중형급 ‘S60’은 226대, 대형 모델 ‘S90’은 191대로 S60이 앞선다. 지난해 12월에도 S60은 162대, S90은 146대로 S60이 더 많이 팔렸다.

볼보자동차코리아 관계자는 “어느 모델이나 균일하게 안전 사양을 적용했지만 S90이나 대형 SUV 모델인 ‘XC90’보다 S60과 중형 SUV ‘XC60’의 판매량이 꾸준히 더 높게 나타난다”면서 “S60은 크기 자체는 엔트리급 모델이지만 고급 세단으로서 옵션과 가격 면에서 경쟁력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