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 없는 오프라인 ‘대수술’… 5년 내 체질 개선 ‘승부수’

입력 2020-02-14 04:04

롯데가 대규모 구조조정 신호탄을 쏘아 올리며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강력한 체질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효율성을 강화하고 내실을 추구하면서 늦어도 5년 안에는 승부를 보겠다는 각오로 풀이된다.

13일 700여개 점포 가운데 200여개 정리를 발표한 롯데쇼핑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구조조정의 기반을 다졌다. 강희태 롯데그룹 유통 BU장(부회장)이 롯데쇼핑 최고경영자(CEO)를 겸임하면서 1인 CEO 체제를 구축,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법인 내 각 사업부가 개별 대표 체제로 운영되면서 과감한 구조조정이 어려운 환경이었다. 하지만 ‘원톱 체제’가 만들어지면서 효율성 위주의 조직 개편이 빠르게 진행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토대로 롯데쇼핑은 체질 개선을 통한 미래 사업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롯데쇼핑의 700여개 점포 규모를 합치면 약 330만5700여㎡(약 100만평)에 이른다. 넓은 매장 공간을 40년 동안 축적한 노하우와 3900만명에 이르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최대한 활용해 ‘유통 회사’에서 소비자들에게 라이프 스타일을 제안하는 ‘서비스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경쟁력이 낮은 중소형 백화점의 식품 매장은 신선식품 경쟁력을 갖춘 슈퍼로 대체하고, 마트의 패션존은 백화점 패션 바이어가 기획을 진행하는 등 ‘융합의 공간’을 구현하기로 했다. 롯데멤버스가 집약한 3900만 고객 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하기로 했다.

강 대표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고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는 게 롯데쇼핑의 최우선 과제”라며 “고객, 직원, 주주의 공감을 얻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마트는 사업 재편을 통해 성장동력과 수익성을 모두 챙기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올해 8450억원의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투자총액의 약 30% 수준인 2600억원은 이마트 기존 점포 리뉴얼과 유지보수, 시스템 개선 등에 투자한다. 핵심 경쟁력인 식품 매장을 강화하고 일렉트로마트 등 집객력 있는 전문점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말 적자 규모가 크고 효율이 낮은 삐에로쑈핑, 부츠 등을 순차적으로 정리하기로 했다.

이마트는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있지만 매출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연결 기준 매출이 2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규 투자나 일부 전문점 정리는 수익성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기 위한 방안”이라며 “고객과 시장 중심으로의 변화, 기존점 성장 매진, 손익과 현금 흐름 창출 개선 등을 통해 외형 성장과 수익 집중에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