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에 모이는 한·미·일 외교장관… ‘복잡한 현안’ 풀릴까

입력 2020-02-14 04:04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3일 인천공항 제1터미널에서 출국하고 있다.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 참석차 독일로 떠난 강 장관은 회의에 참석하는 주요국 외교장관들과 양자회담도 진행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복잡한 외교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한·미·일 외교장관이 독일 뮌헨에 모여 14~16일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한다. 이 회의를 계기로 한·미, 한·일 외교장관회담 일정이 조율되고 있다. 한·미 회담에서는 난항을 겪고 있는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협상 문제가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한·일 회담에선 일본의 수출 규제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13일 독일로 떠나기 전 인천공항에서 취재진에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기회가 있으면 아무래도 현안을 좀 짚어보고 SMA 협상 현황 및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나눌 얘기가 많이 있다”고 밝혔다.

한·미 간에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북·미 비핵화 협상 교착 상태 등이 주요 현안이다. 특히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의 만남이 방위비 협상의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앞서 주한미군사령부는 SMA가 타결되지 않아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에게 4월 1일부로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문제가 중요한 만큼 국회 비준동의 일정을 고려할 때 협상에 남은 시간이 많지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한·미 간 이견이 여전히 커서 강 장관과 폼페이오 장관이 머리를 맞대도 당장 SMA 타결을 이끌어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양 장관은 북한 동향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할 전망이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회의를 열고 뮌헨안보회의 관련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 결과에 대해 청와대는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추진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지지를 확대하는 데 노력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강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의 양자 회담에서는 일본 수출 규제와 지소미아 종료 여부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강 장관은 인천공항에서 ‘일본의 수출 규제가 여전한 상황에서 어떤 입장을 전달하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소미아와 관련해 우리의 기본 입장이 있다”며 “우리가 일본 측에 요구하는 것은 수출 규제가 지난해 7월 1일 이전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며) 그런 원칙을 갖고 계속 협의를 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22일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 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는 것을 조건으로 지소미아 종료를 유예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일본 정부는 수출 규제 해결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일본을 압박하기 위해 지소미아 종료 카드를 다시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이 최근 나오기 시작했다.

전날 외교부는 지소미아 종료 유예가 일시적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를 거듭 촉구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