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광명성절’ 맞아 도발할지 주목… 김정은, 20일째 두문불출

입력 2020-02-14 04:05
북한 노동신문은 지난 1월 2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설명절 기념 공연 관람 보도에서 고모인 김경희 전 노동당 비서도 동석했다고 전했다. 노동신문 캡처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2월 16일·광명성절)을 맞아 무력도발을 벌일지 주목된다. 북한은 광명성절 전후로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을 여러 차례 감행해 주변국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다만 올해는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년,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 아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차단에 여념이 없는 만큼 도발에 나서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북한은 광명성절을 전후해 총 네 차례 무력도발을 감행했다. 2013년 2월 12일 3차 핵실험을 비롯해 단거리탄도미사일(2014년 2월 27일)과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4호’(2016년 2월 7일), 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2017년 2월 12일) 발사 등 굵직한 도발이 광명성절 앞뒤로 단행됐다.

이에 따라 북한이 광명성절을 기점으로 김 위원장이 최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언급한 ‘새로운 전략무기’를 공개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10일 미군 해상초계기 P-3C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 광명성절은 조용히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지고 있다. 통일부 당국자도 13일 “올해 광명성절의 경우 정주년이 아니기 때문에 예년 수준의 내부 행사를 진행할 것 같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차단에 국가 역량을 집중하는 탓에 도발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은 의료기술이 떨어지고 의약품도 부족한 탓에 코로나19 차단을 ‘국가 존망’에 관한 문제로 규정하고 확산 방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코로나19 의심환자에 대한 격리기간을 기존 15일에서 30일로 연장했다고 보도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코로나19는 북한 체제가 직면한 큰 도전”이라며 “코로나19 차단에 모든 신경을 쓰는 상황에서 적극적인 도발에 나서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뒤에야 도발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20일째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은 최고지도자의 건강을 가장 우선시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활동을 자제하고 있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혹시 모를 감염을 우려해 공개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광명성절 당일 당 간부들과 함께 아버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방문하며 공개 활동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손재호 기자 say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