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와 얼굴을 마주하는 정도의 접촉 없이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정도로는 감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확진자가 다녀간 후 같은 곳을 방문했다 하더라도 수분 내 사멸하는 바이러스에 감염될 확률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소독을 실시한 건물의 경우 바이러스는 완전 사멸한다고 분석했다.
코로나19 국내 확진자가 28명 발생하는 동안 확진자의 동선이 공개될 때마다 비슷한 시기에 해당 공간을 다녀갔거나 확진자 방문 후 같은 곳을 방문한 시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백화점이나 마트, 영화관 등은 건물 폐쇄 후 자체 소독을 실시한 뒤에도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가 여전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확진자가 거쳐간 후 방역당국이 소독을 진행하면 바이러스는 완전히 사라진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등 신종 감염증 사태에 대한 대처방안 제언’을 통해 “일상적인 환경에서는 (바이러스가) 하루 이상 생존할 가능성이 별로 없어 여러 날이 지나면 감염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소독제를 사용하면 100% 사라진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확진자와 동시간대에 같은 공간에 있었을 경우도 심각하게 불안해할 필요가 없다고 진단했다. 현재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확진자와 2m 이내에서 ‘면대면 접촉’이 있는 경우 감염 가능성이 있는 접촉자로 분류한다. 박영준 중대본 역학조사2팀장도 “단순히 길에서 지나쳤다고 해서 접촉자로 분류하지 않는다”며 “많은 사람이 같은 공간에 있었다고 다 접촉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도 확진자의 행동에 따라 전파 가능성도 달라진다. 당시 확진자가 마스크를 썼는지, 재채기나 기침 시 팔로 얼굴을 감쌌는지, 해당 공간에 얼마나 머물렀는지 등의 여부가 영향을 미친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직접적인 체액 접촉이 없다면 그 시기 같은 공간에 있었던 것만으로 우려할 필요는 없다”면서 “확진자가 체액이 묻은 손으로 손잡이, 버튼 등을 만졌어도 비말이 말라붙으면서 수분 안에 바이러스도 사멸한다. 다만 그 몇 분 안에 같은 것을 만져 전파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손 씻기를 권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진자에게 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거둬 달라고 호소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브리핑에서 “우리가 감염 위험성에 대해 충분히 조치하기 전에 대부분 확진자가 발생했다”며 “불필요한 비난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당부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보건용 마스크 411만개를 사재기한 경기도 광주 소재의 A업체를 적발했다. 이 업체는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마스크를 집중적으로 사들여 하루 최대 생산량인 1000만개의 41%에 해당하는 411만개, 73억원 상당의 마스크를 보관하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