팽팽했던 공천면접장… 임동호 “송병기한테 인사 안하고 싶어”

입력 2020-02-13 04:05
더불어민주당의 파란색 예비후보 점퍼를 입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무악동 주택가에서 주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이 전 총리는 전날에는 종로구 창신동 쪽방촌과 평창동 등지를 다녔다. 연합뉴스

여야가 나란히 공천 면접 심사를 진행한 12일 곳곳에서 첨예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더불어민주당 면접 현장에서는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으로 얽힌 임동호 전 최고위원과 송병기 전 울산 경제부시장의 ‘불편한 조우’가 이뤄졌다. 면접 첫날인 자유한국당에서도 예비후보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면접 나흘째인 민주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서울, 부산·울산·경남, 제주, 강원 지역 예비후보 103명에 대한 심사를 진행했다. 첫 조부터 공방이 벌어졌다. 서울대 사회학과 선후배 사이로, 서울 영등포을에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신경민 의원과 김민석 전 의원이 맞붙었다. 신 의원은 10분간의 면접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의원의) 흠결 문제가 집중적으로 나왔다. 그런데 (그가) 거짓말을 하다가 딱 걸렸다. 또 지난 지방선거 공천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가 공관위원으로부터 혼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을 옮긴 전력이 있는 김 전 의원을 겨냥해 “지역의 적폐와 철새들이 다 좀비로 태어나 민주당의 지지 기반과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김 전 의원은 “당 지도부까지 염려하게 하는 조직적인 네거티브 움직임이 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대응하는 게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그는 면접장에서 영등포을을 시범 경선지역으로 지정하고, 신 의원과 ‘끝장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중구에 출마하려는 임 전 최고위원과 울산 남구을에 도전하는 송 전 부시장이 앞뒤로 면접 순서가 잡히면서 껄끄러운 분위기가 연출됐다. 송 전 부시장은 2018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임 전 최고위원과 경쟁했던 송철호 울산시장의 측근이다. 당시 경선에서 배제된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검찰 조사 과정에서 송 전 부시장의 과거 업무수첩 내용을 확인하고 “악의적이고 이해할 수 없는 선거전략”이라며 분노를 표한 바 있다. 수첩에는 임 전 최고위원이 울산시장 대신 다른 자리를 요구했다는 내용 등이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먼저 면접을 치른 임 전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관련 질문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솔직히 여러 가지 일에 대해 마음의 상처는 받았지만 그런 것은 당에서 질문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대기장에서 만난 송 전 부시장에 대해 “정치니까 포용해야 하지만 그냥 인사 안 하고 싶었다”며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송 전 부시장은 이에 대해 “개인적인 감정이고 그분 입장이니 신경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수첩에 관해서는 “제 개인적 메모에 불과한 부분이다. 겉으로 드러난 것과 속마음은 분명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에서는 무려 10명이 공천을 신청해 최고 경쟁률을 보인 서울 용산 지역 면접이 눈길을 끌었다.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용산은) 경선을 할 수 있다”고 하자 황춘자 전 용산구 당협위원장이 “그러면 여성에게 불리하다”고 즉각 반발했다. 권영세 전 주중대사는 “용산은 만만치 않은 곳”이라며 자신이 이길 수 있는 후보라고 강조했다. 방송인으로 유명한 임윤선 변호사도 용산에 비공개로 공천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광진을(추미애 법무부 장관 지역구)에, 나경원 의원은 동작을(자신의 현 지역구)에 단독 신청해 각각 홀로 면접을 봤다.

이가현 김용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