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증권가의 한 식당에서 아침나절에 종업원 간 유혈극이 벌어졌다. 식당 주방에서 벌어진 칼부림 사건으로 인해 1명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지고 1명은 중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이송됐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2일 오전 9시15분쯤 여의도의 한 증권사 건물 지하에 위치한 식당 주방에서 60대 여성이 동료인 20대 남성을 흉기로 찔렀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식당 종업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60대 여성은 범행 직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뒤 의식불명인 상태로 발견돼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동료인 20대 남성은 복부에 상처를 입은 상태로 식당 근처에서 발견됐고, 다른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 남성은 의식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이 식당은 평소 점심·저녁 시간대에 항상 대기하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을 정도로 인적이 많은 식당이었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도 60대 여성과 20대 남성 종업원이 무엇 때문에 다퉜고, 흉기까지 휘두르게 됐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같은 건물에 입주해 있는 한 식당 관계자는 “아침에 갑자기 고성이 들려서 가게 밖으로 나가봤다. 20대 남성이 복부에 출혈이 심한 상태로 흉기를 떨어뜨린 채 몸을 굽히고 있었다”며 “누군가의 신고로 경찰이 현장에 출동했다. 딱히 종업원들끼리 사이가 좋지 않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건물 관리소장은 “평소에 고성이 들린다거나 직원들이 싸웠다는 내용을 들은 바 없다. 순찰 돌 때도 특이사항이 없었는데 어쩌다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전혀 모르겠다”고 했다.
다만 이들과 함께 일한 종업원은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인근 상점에서 일하는 사람은 “칼에 찔린 남성이 주방을 관리하는 사람이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건이 발생한 이 식당은 최근 채용공고 사이트에 주방 보조와 홀 서빙 아르바이트 등을 상시 모집한다는 공고 글을 두 차례 올렸다.
경찰 관계자는 “60대 여성은 범행 직후 극단적 선택을 하려 한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발견됐다”며 “폐쇄회로(CC)TV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 추후 관련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사건이 일어난 장소에서 혈흔과 족적 등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현장 감식을 벌였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식당 주방에서 일어났으며, 주방에서 사용하던 흉기가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