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 “코로나19로 손실 커… 생산성 만회에 적극 협력”

입력 2020-02-13 04:07
1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중국산 부품 공급이 중단되면서 휴업에 들어간 현대자동차 울산2공장이 닷새만에 작업이 개재되면서 명촌정문으로 직원들이 출근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생산을 멈췄다가 업무에 복귀한 현대자동차 노동조합이 조합원들에게 생산성 만회를 호소하고 나섰다. 오랫동안 강경 일변도였던 현대차 노조가 ‘실리주의’를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12일 ‘코로나19가 생존 의지를 꺾을 순 없다’는 제목으로 소식지를 내고 “고객이 없으면 노조도 회사도 존재할 수 없다”며 “회사는 사활을 걸고 부품 공급을 책임져야 하며 조합원들은 품질력을 바탕으로 생산성 만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혹여 노사 생존을 위한 노조의 호소에 조합원들이 결코 경직된 사고를 가져서는 안 된다”며 “회사 또한 노조의 뜻을 인지하고 조합원에 대한 불필요한 도발이나 관성화된 이념 공세를 중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임단협) 때마다 파업 카드를 꺼내들던 현대차 노조가 먼저 ‘생산성 만회’ 이야기를 들고 나온 건 이례적이다. 지난 연말에는 회사가 근무시간 중 와이파이 사용을 제한하자 특근 거부를 결정했다가 철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휴업이 지속되는 건 회사뿐만 아니라 노조에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면서 “설 연휴 이후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노조 역시 위기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와 제네시스 브랜드가 최근 출시한 모델들이 호평을 얻으면서 회사 구성원들의 기대감이 커지던 시점에 코로나19라는 악재를 만난 탓이다. 이 같은 태도 변화가 실리주의 성향 노조 집행부가 출범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많다. 지난해 12월 8대 노조 지부장으로 당선된 이상수 지부장은 선거 당시 “‘뻥’ 파업을 지양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출범식에서 새 노조는 “4차 산업혁명과 친환경 차량 등 산업 변화에 맞춘 회사의 공격적인 투자를 노조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며 “노조는 변화를 주저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중국 부품 공급 차질로 조업을 임시 중단했던 현대차는 지난 11일 ‘GV80’과 ‘팰리세이드’ 등을 생산하는 울산 2공장을 시작으로 순차적으로 생산 재개에 들어갔으나 부품 수급이 완전히 정상화되기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임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