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이언 “북·미 정상회담 다시 개최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입력 2020-02-13 04:03
사진=AP연합뉴스

로버트 오브라이언(사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다시 개최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이 원하는 합의가 전제될 때 정상회담을 할 수 있다는 뉘앙스다. 또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넘버 2’도 자리를 옮길 것으로 보인다. 대선을 앞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는 미뤄두고 재선에 집중하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 주최 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지키길 원하고, 우리도 계속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정상 간 추가적인 회담이 적절한지는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원한다’고 한 발언과 관련해 추가 정상회담도 대화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따른 답변이었다.

전날 CNN방송은 대북 정책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원치 않는다는 뜻을 주변 최고위 외교정책 참모들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어느 누구와도 대화하러 갈 것이지만 미국이 좋은 거래를 얻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예정된 (북·미) 정상회담이 없지만 미국인을 위해 진전을 이룰 기회가 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나 그렇게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 않으면서도 거듭 ‘미국에 좋은 합의’라는 조건을 강조함으로써 당분간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주력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은 이날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 2인자 역할을 해온 알렉스 웡 국무부 대북특별 부대표 겸 북한 담당 부차관보를 주유엔 특별정무 차석대사에 지명했다고 밝혔다.

마크 램버트 전 국무부 대북특사가 지난달 초 유엔 특사로 임명된 데 이어 웡 부대표도 자리를 옮기면서 대북 핵심 라인에서 업무 공백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