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 뿌려진 땅이 복음이고 축복”

입력 2020-02-13 00:03
정두옥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무국장이 11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토포하우스에서 주요 작품 ‘좋은 땅 좋은 씨앗’의 메시지를 설명하고 있다.

‘좋은땅 분양展.’

부동산 분양광고처럼 보이는 제목의 전시회가 지난 5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종로구 인사동길 토포하우스에서 열렸다. 정두옥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사무국장의 개인전으로 50여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지난 11일 방문한 전시회장 앞에는 ‘바이블토지개발 부동산-씨는 똑같은데 땅이 다르다!’라는 푯말의 설치 미술품이 전시돼 있었다. 마태복음 13장 3~8절을 형상화한 것이다.

‘돌짝밭’으로 쓰여 있는 공간에는 거친 돌멩이들이 있었고, ‘길가’ 푯말이 있는 곳에는 조형으로 만든 새 두 마리가 길가에 떨어진 작은 씨앗들을 바라보고 있다. ‘가시덤불’에는 가시 모양의 조형물이, ‘좋은 땅’에는 아름다운 열매를 맺은 형형색색의 꽃과 나무 등의 조형물들이 있었다.

정 사무국장은 “누구나 땅을 소유하기 원하고 집착하기까지 한다. 전시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땅이 전부가 아닌 하늘의 것을 상징하는 땅 이야기를 다뤘다”면서 “관람객에게 자신의 마음 밭이 어떠한지 질문을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분양이란 부동산 등의 소유권을 양도한다는 뜻인데 말씀이 뿌려진 좋은 땅은 복음이고 축복이라는 의미에서 분양에는 나눔의 의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 전부터 이번 전시를 준비했는데, 좋은 땅에 대해 계속 묵상하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정 사무국장은 “아무리 씨앗이 좋고 뿌리는 자가 훌륭해도 땅이 좋지 않으면 결실을 보지 못한다는 마태복음 13장 말씀의 뜻을 깊이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밝혔다.

주요 작품인 ‘좋은 땅 좋은 씨앗’은 시편 65편 10~13절을 묵상하며 작업했다. 작품 가운데 있는 나무는 예수님을, 연두색과 초록색 등 퀼트 분위기로 표현한 각종 사각형은 좋은 땅을 다양하게 표현했다. 땅 사이에 있는 파란색은 대지를 비옥하게 하는 물을 뜻한다. 곳곳에 있는 비즈는 주옥같은 말씀을 아름답게 표현했다.

전시회에서는 구슬, 전복 껍데기, 금속, 커피 가루 등 물감과 함께 어우러져 형형색색의 꽃과 풀, 나무를 묘사했다. 땅은 아기자기한 면 분할로 마치 분양하는 땅의 지형처럼 나눠놓았다. 작품들은 대부분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냈다.

이화여대 서양화과 및 대학원을 졸업한 정 사무국장은 2017년부터 협회 사무국장으로, 올해부턴 한국미술인선교회 부회장으로도 섬기고 있다. 서울 관악구 사랑받는교회 김창수 목사의 아내인 그에게 1순위는 ‘사모’로서의 사역이다. 그동안 바쁜 시간을 쪼개 작품 활동을 해왔다.

정 사무국장은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바쁘다. 다른 사람을 섬기면서도 많은 보람을 느끼지만, 그림을 그릴 때는 오로지 제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말했다.

글·사진=김아영 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