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발령지에서 같은 교사를 만나 결혼했다. 첫 아이가 2.5㎏으로 작게 태어났지만 어려서 동네아이들과 잘 놀았고 별 문제 없이 자라던 아이가 크면서 자신의 작은 키 때문에 짜증이 심해지고 의욕을 잃고 친구보다 주로 강아지와 놀았다. 그때 우연히 신문을 통해 유명한 키 성장 클리닉 전문의를 알아 춘천에서 서울까지 병원에 다니며 매일 성장 호르몬주사를 맞았다.
어렸을 때 열심히 교회에 다녔던 나는 열정도 식고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확증하지 못한 채 삶의 불안감만 커졌다. 그러다 춘천의 어느 여중에 근무할 때 너무나 기쁘고 확신에 찬 선생님을 따라 작은교회 모임에 나갔다. 하지만 ‘나는 왜 살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디로 갈까?’ ‘왜 내 자녀는 이럴까?’ 등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계속됐다.
목사님께서 “기독교의 심장은 부활이다, 부활이 없다면 기독교는 존재할 수 없다”며 부활이 실제인지 각자 확인해보라고 하셨다. 예수님이 4대 성인 중 한 분이고 BC 와 AD의 기준이 되고 십자가에 죽고 부활했다는 것은 역사책에도 기록돼 있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사람이 어떻게 다시 살아나? 내 믿음은 지식인가?’ 하는 생각에 고민을 거듭할 때 죽음 앞에서 세 번이나 예수님을 부인하며 떠난 베드로가 보였다.
‘떠났던 제자가 다시 돌아온다? 아! 그거였어!’ 순간 부활이 내게도 실제가 됐다. ‘아! 베드로가 그냥 돌아온 것이 아니구나! 부활을 보았구나!’ 베드로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본 것이 너무 확실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는 하나님이다.’ 예언대로 부활해서 하신 모든 말씀들은 사실이었다.
예수님의 부활이 선명해지며 모호했던 믿음의 대상 또한 분명해졌다. 그동안 나는 내가 믿고 싶은 하나님, 내가 믿기에 편한 하나님을 만들어 믿고 있었다. 목사님께서 부활해 나의 주인이 되신 예수님을 믿지 않는 근원적인 그 죄를 회개하라고 하실 때 내 모습이 정확히 보였다. ‘염려한다고 네가 그 키를 한 자나 더하겠느냐? 아들이 너의 것이냐?’ 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이 부어지며 바로 회개가 터졌다. ‘하나님 아버지, 정말 잘못했어요.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았습니다. 제 마음에 주님은 없고 자식만 있었습니다.’ 마음 중심으로 회개하고 예수님을 영접했다.
아들이 우리 가정의 축복의 통로였음에 감사했고 힘들었던 직장에서도 새 힘이 부어졌다. 1시간이 넘는 산골길을 등교하지 않는 반 아이를 찾아갔고 학교에서 동아리를 만들어 영어성경을 가르치며 복음을 함께 전했다. 보험에 가입하며 설계사에게 복음을 전한 적이 있었는데 몇 년 후 찾아와 ‘선생님께서 그때 복음을 들려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며 투병생활을 하던 남편이 복음을 듣고 천국에 갔다는 기쁨의 소식을 전해주었다.
성서기드온협회 모임에 초청돼 부활의 복음을 전해 모두에게 큰 기쁨이 임하는 시간도 있었고 지금은 강원교육자선교회 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수님을 만나고 아이들을 사랑으로 품는 교사의 길을 걷게 해 주신 하나님이 너무 감사하다. 내 아들, 내 문제, 내 아픔에서 벗어나 영혼을 사랑하고 위로하는 사람으로 바꾸어 주신 하나님의 은혜에 깊이 감사드린다.
박연숙 집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