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이혼과 재혼으로 생긴 상처… 복음으로 치유받고 행복한 삶

입력 2020-02-17 00:01

스물세 살 때 부모님의 이혼으로 가정 경제를 내가 책임지게 됐다. 서른이 다 되도록 돈 한 푼 못 모으고 결혼 대책이 없어 고민할 때 오빠의 소개로 김포의 땅 부자 집 막내아들을 만나 3개월 만에 결혼했다. 그런데 남편은 친구들에 빠져 가정은 돌보지 않아 갈등이 깊어졌다. 게다가 대출 보증이 잘못돼 빚 독촉에 시달렸고 남편의 음주운전으로 500만원의 벌금으로 돈도 친구도 잃는 일까지 일어났다. 남편의 방황도, 부부 갈등도 점점 심해졌다.

크게 부부싸움을 한 날 나는 미련 없이 아이들을 두고 무작정 집을 나섰고 결혼 8년 만에 이혼했다. 그러다 업무적으로 만난 사람과 재혼해서 남편의 두 아이들도 맡았다. 그러나 아무리 애써도 ‘아줌마’라 부르는 아이들의 벽은 쉽게 넘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방학 때 친어머니에게 갔다가 먹을 것을 잔뜩 들고 왔지만 내가 낳은 아이들은 아무 연락도 없어 너무 속상했다.

어려서부터 교회에 다녔고 미션스쿨을 다닐 때 뜨거웠던 나는 남편 딸아이의 부탁에 동네 교회에 나갔다. 마침 학창시절 같이 신앙생활했던 한마음교회에 다니는 친구가 연락했고 여름수련회에 참가했다. 목사님께서 3년 반 동안 예수님과 함께했지만 십자가에서 죽으실 때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을 본 후에 예수님이 하나님이라는 것을 믿고 순교의 삶을 살았다는 말씀을 하셨다. 예배 후 친구가 내게 부활을 믿느냐고 물었다. 나는 바로 안다고 대답했다. 순간 ‘믿느냐’는 물음에 ‘안다’고 한 대답에 스스로 놀랐다. ‘아! 내가 아는 것을 믿는다고 착각하고 있었구나!’ 부활이 실제가 돼야 한다는 친구의 말에 하나님 앞에 간절히 엎드릴 때 누가복음 24장에 딱 멈춰섰다. 부활하신 예수님이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들 앞에 나타난 장면에서 구약의 예언대로 사람으로 오셔서 인류의 죄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다는 예언을 이루신 예수님이 하나님이신 것을 알게 됐고 죄가 무엇인지도 선명해졌다.

내 마음의 기준대로 이혼하고 또 재혼하며 내가 낳은 아이들까지 팽개쳐 버리고 죄책감에 눌려 사는 모습! 눌리고 포로 되고 눈먼 자를 자유케 하기 위해 오신 주님의 마음을 보게 됐고 이런 나를 위해 예수님이 오셔서 모든 죄를 용서해 주셨는데도 그 예수님을 믿지 않은 나! 통곡하며 그 죄를 회개하고 도마와 같이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란 고백을 했다. 정말 무거웠던 짐이 내려지며 마음은 새털처럼 가벼워졌다. 때맞춰 하나님께서는 내가 낳은 아이들을 만나게 해주셨다. “엄마가 정말 미안해! 엄마 없이 많이 힘들었지? 너희들이 너무 보고 싶었어!” 하며 용서를 구했다. 아이들은 괜찮다고, 미안해하지 말라고 오히려 나를 위로해 주었다. 바르게 잘 자란 두 아들, 전 남편과 애들 어머니가 너무 고마웠다. 전 남편에게도 잘못을 사과하니 전 남편은 오히려 자신이 미안하다고 했다.

언젠가 이혼하고 재혼을 앞둔 나와 비슷한 상황의 자매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그 마음을 잘 아는 나는 작은 교회 지체들과 함께 사랑으로 품으며 복음을 전했다. 결국 자매는 예수님을 만나 모든 상처를 치유 받고 주님 안에서 행복한 가정을 꾸려가고 있다. 주님과 함께하는 하루하루의 삶이 너무 감사해 기쁨의 눈물만 나온다. 하나님께서 주신 네 명의 아이들과 함께 주님이 주신 사명을 품고 영혼들을 향해 오늘도 다가선다.

김연숙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