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우리 사회는 이념의 대립, 좌우갈등이 극초갈등으로 가고 있다. 건국이념의 초심과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려면 보수적인 이념 라인에 서면서도 신앙적인 가치와 신념, 비전이 앞서야 한다. 어느 목사의 표현대로 이념이 지나쳐 종교적 욕망과 사욕으로 발전하면 안 된다.
신앙의 가치와 신념보다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고 사적 욕망을 추구하다 보면 이념적 충돌을 하게 된다. 사적 욕망이 내재돼 있으면 갈등을 조장하고 분열하게 된다. 정치 영역이든 교회 영역이든 마찬가지다.
이익과 이익이 손을 잡으면 처음에는 얼마나 아삼륙이 되는지 모른다. 그러나 나중에는 서로를 공격하며 분열하게 된다. 자신의 이익이나 목적과 부합하지 않으면 같은 진영에 있는 사람까지 공격하고 총질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익과 이익이 손을 잡으면 언젠가는 갈라서게 된다. 현대 심리학적으로 표현하면 경계성 인격장애나 양극성 인격장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치와 비전이 만나면 큰 뜻을 이루게 된다. 사익을 앞세우다 보면 상황과 환경에 따라 돌변할 수 있지만 공익과 비전, 가치를 앞세우게 되면 절대로 그럴 수가 없다.
이념이 격돌하고 정치적으로 혼란스러운 때일수록 그리스도인은 중심을 지켜야 한다. 본질에 충실한 중심이 있으면 이익과 사욕에 흔들리지 않는다. 반드시 공익과 공적 비전을 가치로 삼게 돼 있다. 순수한 가치와 비전을 갖게 된다면 한국교회도 하나될 수 있다. 정부 주도의 사회주의적 정책을 날카롭게 비판하면서 교회는 그리스도 십자가의 영적 플랫폼의 믿음을 선도해 나가고 노블레스 오블리주 문화를 창달해 가야 한다. 또한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소외계층을 아울러야 한다.
나는 목사로서 광장에서 나라를 염려하며 외치는 분들의 충정과 심정을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러나 너무 과격하고 극단적인 언어와 지나친 정파적 외침은 국민들에게 반기독교 정서를 자극하고 기독교를 혐오세력으로 프레임을 씌우는 면이 있다. 같은 우군을 서슴없이 공격하는 일도 염려스럽다. 서로 각자 다른 곳에서 한 곳을 바라보고 행동하는 것은 다름이지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공익적 비전과 종교적 가치, 신앙적 신념, 더 넓게 보는 안목으로 새로운 프레임을 구성하자. 한국교회의 공익과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가치를 설정하고 한국교회를 세우며 건강한 사회와 대한민국의 정통성을 지키는 비전을 세우자.
세상이 건강하지 못하고 극단으로 치닫고 있는 것은 교회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도 생각하자. 세상의 어두움은 교회가 빛을 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문제로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두려움에 떨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돼 이 위기를 극복하자. 이 위기도 하나님께서 한국교회에 주시는 메시지다. 한국교회의 가치와 비전, 하나됨을 위해 서로 조금씩 내려놓고 세상의 비전과 꿈을 줄 수 있는 건강한 교회의 모습을 회복해 나가자.
김명기 목사 (국민일보목회자포럼사무총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