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왕도 김해 대도약 원년”… 옛 제국의 영광 되찾는다

입력 2020-02-18 20:18
경남 김해시 대성동유적 및 시가지가 시원스럽게 펼쳐져 있다. 김해시 제공

경남 김해시는 지방자치시대 개막과 김해시·군 통합 25주년이 되는 2020년을 ‘가야왕도 김해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김해시는 1995년 인구 26만명의 지방 중소도시였으나 25년 만에 인구 56만명, 전국 14번째 대도시로 성장했다. 인구뿐만 아니라 재정, 기업체, 학교, GRDP 등 여러 지표에서 2~7배 성장했다.

가야의 중심지인 김해시도 재원 부족으로 복원·정비에 많은 어려움을 겪어왔다. 2006년부터 계획된 가야역사문화 환경정비사업(2단계)은 재원부족으로 장기간 지연되고 있었다. 하지만 국정과제 발표 이후 국비 확보의 길이 열리면서 교육시설 이전과 보상협의 절차를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시는 단기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성급하게 복원할 게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제대로 복원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봉황동, 대성동, 양동리, 예안리 등 유적 정비를 위해 최대한 국비지원을 요청해 토지보상과 함께 유적지 정비에 나서고 있다.

시는 올해 가야사 연구의 구심점이 될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를 유치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건의 중이며, 경남·경북 지역 지자체들과 협력해서 2022년까지 가야고분군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시는 가야건국 2000년 세계도시 도약은 선진 철기문화를 꽃피운 해상왕국 가야의 재조명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는 대도시 규모로 급속히 커지면서 지역 불균형, 난개발로 몸살을 앓아왔다. 민선6~7기에 들어서면서 도시의 외형적인 성장보다 도시공간의 치유와 시민의 안정적인 삶에 중점을 뒀고, 올해는 도시기능 회복에 더욱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시는 우선 정부 도시재생뉴딜공모사업에 선정된 4개 지역(원도심, 무계, 삼방, 진영) 재생사업으로 1032억원을, 연계사업 27개 총 905억원을 투입한다. 올해 내외동, 불암동 2개 지역을 추가로 공모 신청할 계획이다. 시는 지속적인 도시재생 사업으로 시 전역의 노후 도심이 활력을 되찾고 사람이 다시 돌아오는 지역으로 변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함께 택지·도시개발사업도 13개 지구, 667만8000㎡(계획인구 12만명) 규모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안동지구 도시개발사업과 진례 복합스포츠레저시설 사업도 지난해 착공해 동서 균형개발의 신호탄을 쐈다.

2023년 전국체전 개최도시 김해시가 건립 예정인 김해 종합운동장 조감도. 김해시 제공

한편 시는 제104회 전국체전을 도시 업그레이드의 촉매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전국체전이 끝난 후에는 김해종합운동장을 헬스케어센터, e-스포츠센터 등 생활체육시설의 메카로 조성할 계획이다.

또 시는 김해 미래 먹거리인 의생명 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는 기업 창업 100개, 일자리 창출 369개, 생산유발효과 6551억원이 기대된다. 이를 위해 메디컬디바이스융복합실용화 센터를 완공하고 2022년까지 지식산업센터를 건립해 의생명 기업을 유치·지원하기로 했다.

지역경제를 지탱해온 7000여개 기업의 혁신성장도 지원한다.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6000개를 목표로 보급해 제조업 혁신을 이끌고, 2023년까지 우량기업 100개를 발굴해 김해형 강소기업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일자리 10만개 프로젝트도 순항 중이다. 청년 일자리 사업,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사업, 특화 산업단지 조성, 창업 인프라 확대 등을 통해 2022년까지 다양한 일자리를 만들어낼 전망이다.

▒ 허성곤 김해시장
“수도권과 경쟁하는 동남권 명품 메가시티 발돋음”


“경남도를 비롯해 인근 시·군·구와 협력을 강화해 수도권 집중화를 저지하는 지방거점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허성곤(사진) 경남 김해시장은 19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마침 올해 도정 키워드가 ‘동남권 메가시티’다. 김해시 혼자 잘하는 것보다 동남권 지자체 전체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수도권 집중화를 막으려면 지방거점도시가 살아야 하고, 수도권과 경쟁이 되는 동남권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 허 시장의 생각이다.

허 시장은 “지난해 수도권 인구가 비수도권 인구를 처음으로 추월했지만 김해시는 인구 8783명 증가하면서 전국에서 14번째, 비수도권 중에서는 두 번째, 경남에서는 첫 번째로 인구가 많이 늘어난 지자체”라고 자랑했다.

그는 동남권 지자체들과 협력할 것인지에 대해 이미 여러 분야에서 협치의 성과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경남도·노동계·제계와 함께 전국 최초 노동자 작업복 세탁소를 김해에서 시작했고, 창원과 시내버스 광역환승할인제를 시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남도교육청과 협업해 복합문화도서공간 ‘김해지혜의바다’를 건립했고, 2023년까지 경남예술교육원과 김해예술학교를 조성할 구상도 밝혔다.

허 시장은 “앞으로 시가 가장 집중할 협력 분야는 ‘비음산 터널’과 ‘김해신공항’”이라며 “비음산 터널은 아직 창원시에서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동남권 메가시티’로 함께 성장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해신공항’은 남측방향 ‘11’자 활주로라는 대안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에 계속 촉구할 방침이다.

2016년 재선거로 당선된 허 시장은 전임시장 당선무효형으로 오랫동안 중단 보류된 사업들에 대해서도 성과를 냈다. 우선 김해시의 재정기반을 튼튼하게 만들었다. 예산은 2016년 1조1725억원에서 2020년 1조7595억원으로 5870억원 늘어나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허 시장은 “지난해 정부로부터 전국 유일 의생명·의료기기 강소연구개발특구로 지정받아 ‘전국 4대 의생명 클러스터 거점 도시’를 목표로 미래 먹거리인 생명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원=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