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영쇼핑에서 마스크 100만개를 게릴라식으로 판매키로 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방역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일부 업자들의 ‘마스크 사재기’는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해외직구 사이트에서 직접 마스크와 손소독제를 구입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부처 합동으로 전국 마스크 제조업체 49곳과 접촉해 확보한 마스크 100만개와 손소독제 14만개를 공영쇼핑에서 판매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중기부는 우선 오는 17일 손소독제 2만개를 판매하고 19일에는 마스크 15만개를 우선 판매할 계획이다.
공영쇼핑은 마스크를 사전 예고 없이 게릴라 편성해 판매키로 했다. 판매 일자만 미리 알린 상태에서 정확한 판매 시점은 방송 도중 즉석에서 공개하는 방식이다. 앞서 민간 홈쇼핑 업체들이 마스크를 마련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제품이 순식간에 소진되고, 구매자가 몰려 서버가 다운되는 등 문제가 발생했는데 이를 미리 막자는 것이다.
게릴라 방식으로 판매해도 물량이 한정된 만큼 마스크 대란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공영쇼핑은 시중에 3000원대에 팔리는 마스크를 1000원대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경우 쏠림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최창희 공영쇼핑 대표는 “100만개라 해봐야 그렇게 많은 양은 아니지만 가격 안정화에 중점을 뒀다”며 “마스크와 손소독제의 가격을 안정화하고 취약계층인 60, 70대 노인세대가 구매하기 쉽게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중기부는 중국에 진출한 중소기업체에 대한 마스크 추가 지원 계획도 밝혔다. 중기부는 지난 5일 마스크 1만개를 산둥성 일대에 지원했고, 추가로 1만개를 더 지원할 계획이다.
박영선(사진) 중기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중국 내 한국 자동차 부품 회사들의 조업 재개 과정에서 중기부가 제공한 마스크가 큰 역할을 했다며 현대자동차 측에서 감사의 뜻을 전해 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마스크 사재기는 더욱 기승을 부리고 있다. 식약처 위해사범중앙조사단은 인터넷으로 마스크를 판매한 A업체의 불법 거래 행위를 적발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A업체는 인터넷을 통해 보건용 마스크 105만개를 현금 14억원에 판매하겠다고 광고해 구매자를 고속도로 휴게소로 유인한 뒤 보관창고로 데려가 판매하는 수법을 썼다. 이번 적발 물량은 정부가 보건용 마스크 사재기를 막기 위해 합동단속에 나선 후 적발한 업체 중 최대 규모이고 공영쇼핑이 이번에 확보한 물량보다 많다.
마스크 사재기가 장기화하자 개인이 보건용품을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국내 해외직구 업체 몰테일은 국내 첫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달 20일부터 지난 6일까지 개인위생용품 해외직구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1236%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신종 코로나에 대한 불안감이 본격적으로 커진 설 연휴로 한정하면 직구 건수가 1793% 급증했다.
이택현 안규영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