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더스-부티지지, 두 번째 대결도 접전… ‘新 양강’ 구축하나

입력 2020-02-11 04:08
미국 민주당의 두 번째 대선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선거)를 앞둔 9일(현지시간)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이 뉴햄프셔주 킨주립대학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이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연설하는 모습.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부티지지 전 시장이 샌더스 의원의 텃밭인 뉴햄프셔주에서도 돌풍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AFP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의 초반 구도가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과 피트 부티지지 전 인디애나주 사우스벤드 시장 간의 ‘신(新) 양강’ 체제로 흘러가고 있다.

민주당은 11일(현지시간) 두 번째 경선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실시한다. 앞서 민주당 경선 개막전이었던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초박빙 대결을 벌였던 두 사람은 2차전인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진행된 여론조사에서도 오차범위 내에서 선두를 다투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스턴글로브·서폭대학·WBZ-TV가 지난 7∼8일 뉴햄프셔주에 거주하는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가 24%의 지지율로 1위를 차지했다. 부티지지가 22%로 그 뒤를 바짝 쫓았다.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13%로 3위를 지켰고, 바이든은 10%로 4위에 그쳤다.

부티지지가 상승세를 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 됐다. 같은 기관이 지난 3∼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샌더스는 24%, 부티지지는 15%였다. 불과 나흘 사이에 샌더스는 제자리인데, 부티지지의 지지율은 15%에서 7% 포인트 급상승한 것이다.

CBS방송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5∼8일 뉴햄프셔주의 성인 12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샌더스가 29%의 지지율로 부티지지(25%)를 눌렀지만 오차범위(±4.4%) 내여서 실제로 누가 우세한지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NBC방송과 여론조사기관 마리스트가 지난 4∼6일 실시한 공동 여론조사에서도 샌더스(23%)가 부티지지(20%)에 3% 포인트 앞섰지만 이 격차 또한 오차범위 내에 있었다. 사실상 공동선두라는 의미다.

반면 민주당 경선이 실시되기 전 여론조사 1위를 달리며 대세론을 즐겼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좀처럼 지지율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에 그쳤던 바이든 전 부통령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3∼4위권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조사기관에 따라 10∼14%의 지지를 뉴햄프셔주에서 얻었다. CBS·유고브의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샌더스와는 17% 포인트 차, 부티지지와는 13% 포인트 차로 각각 뒤져있다. 따라잡기 쉽지 않은 수치다. 바이든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참패하면 기사회생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3월 3일 ‘슈퍼 화요일’ 경선부터 참여하는 중도 성향의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이 부상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지지층이 상당 부분 겹치는 바이든의 부진을 전제로 한 것이다. 바이든이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기를 펴지 못하고 추락할 경우 그 틈을 블룸버그 전 시장이 치고 들어올 것이라는 얘기다.

뉴햄프셔 혈투를 앞둔 민주당 주자들은 말씨름을 이어갔다. 부티지지는 9일 CNN에 출연해 바이든이 “부티지지는 버락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발언한 데 대해 “그가 맞다. 나는 (오바마가) 아니다”면서 “그도 (오바마가) 아니다”라고 맞받아쳤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