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지 몰린 바이든… ‘아이오와 참패’ 질문 여대생에 “개의 얼굴”

입력 2020-02-11 04:09

미국 민주당 대선 경선 레이스의 첫 관문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4위라는 충격적인 성적을 받아든 조 바이든(사진) 전 부통령이 유권자를 향한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다. 유력 대권주자로 손꼽히던 바이든이 민주당 경선 초반부터 위기에 몰리는 모습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를 앞두고 9일(현지시간) 햄프턴에서 열린 유세에서 21세 여대생에게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이라고 말했다. 아이오와 코커스 참패와 관련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었다.

질문 당사자인 매디슨 무어는 바이든에게 “아이오와주의 결과를 어떻게 설명하실 것인가. 유권자들은 왜 당신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하는가”라고 물었다. 바이든은 이에 “아이오와 코커스라. 코커스에 가본 적은 있느냐”고 되물었다. 무어가 “그렇다”고 답하자, 바이든은 “아니, 당신은 가보지 않았다, 당신은 거짓말하는 개의 얼굴을 한 조랑말 병정”이라고 꾸짖었다.

무어는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을 다치게 하려는 것도, 그에게 모욕을 주려는 것도 아니었다”며 “그의 답변이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이 대화에 대한 논란이 커지자 바이든은 예전부터 자신이 여러 차례 한 적 있는 농담이었다고 해명했다. 미 서부극 장르의 아이콘인 존 웨인의 영화에 나왔던 대사로 극 중 인디언 추장이 웨인에게 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바이든은 2018년 미 양원 중간선거 때 하이디 하이트캠프 전 민주당 상원의원 지원 유세에 나선 자리에서도 같은 발언을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상대 후보를 공격하기 위해 사용한 당시 발언을 여대생에게 다시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미 온라인매체 슬레이트닷컴은 “바이든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어린 여대생에게 ‘개의 얼굴’이라고 말한 것인가라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오래된 서부영화에 대한 방대한 자료를 머릿속에 갖고 있는 사람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고 싶은 민주당원이 있다면 오직 한 가지 선택지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이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