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사태와 관련, “우리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고 극복할 수 있다”며 “방심은 금물이지만 실제보다 과도한 불안과 공포로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전날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의 우한 교민 임시 생활시설을 둘러 본 후 주민들을 만나 비슷한 말을 한 데 이어 이틀 연속으로 시민들의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다. 신종 코로나로 인해 민생 경제가 과도하게 악화되는 걸 막아야 한다는 의지가 담긴 발언이지만 국내 대유행으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란 자신감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확진자는 27명으로 늘었지만 4명이 완치돼 퇴원했고 잠복 기간이 지나 격리가 해제되는 접촉자들도 계속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나고 있다. 신종 코로나는 전파력이 강한 반면 치사율은 낮아 조기 발견해 적절히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다. 중국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료 시스템이 잘 가동되고 있어 감염자가 걷잡을 수 없이 증가하지 않는다면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진단이다.
하지만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 된다. 중국에서는 확진자가 4만명, 사망자가 900명을 넘어서는 등 확산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일본, 태국, 싱가포르 등 제3국을 통해서도 바이러스가 국내로 유입돼 검역 대상이 넓어지고 있다. 개학이 다가오고 있어 중국 유학생들이 조만간 무더기로 입국하는 것도 새로운 위협 요인이다. 방역 당국은 체계적인 입국자 관리를 통해 바이러스 해외 유입을 최대한 차단해야겠지만 지역사회 확산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역학 조사 인력과 음압치료병상 확충 등에 차질이 없어야 할 것이다. 막연한 공포는 불신을 먹고 자란다. 방역 당국이 시민들의 신뢰를 얻는 게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감염 현황과 확진자 동선 등 관련 정보를 신속하게 공개하고 협조를 구할 것은 구해야 한다.
[사설] 신종 코로나 경계심 늦출 때 아니다
입력 2020-02-11 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