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금연·다이어트 작심삼일 된 당신… ‘목표 달성 적금’에 도전을

입력 2020-02-11 20:08

직장인 연모(39)씨는 지난달 초에 한 시중은행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 적금 만기가 지났으니 돈을 찾아가라는 안내였다. 2018년 12월 금연을 목표로 들었던 적금의 만기가 돌아온 것이다. 한 달치 담뱃값 15만원을 1년 동안 쌓아 만기에 182만5500원(세전)을 모았다. 연씨는 “아내에게 툭하면 담뱃값 모은 돈으로 선물을 하겠다고 큰 소리를 쳤는데 만기가 돌아온 줄도 몰랐다. 번번이 금연에 실패하다 금연 적금에 들어 많은 도움을 얻었다. 올해도 금연 적금에 가입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새해를 맞아 금연을 시도했지만 ‘작심삼일’에 무너진 흡연자들에게 ‘목표 달성 적금’은 좋은 대안이 되고 있다. 금연 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운동 습관처럼 연초에 세운 목표를 달성하면 이자를 더 얹어주는 재테크 상품이다. 적금에 들어 돈은 물론 건강과 성취감까지 챙길 수 있는 셈이다.

하나은행은 ‘금연성공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은행권 최초로 보건복지부의 ‘국가금연 지원서비스’와 연계한 상품이다. 그만큼 다른 금연 적금보다 고객 관리가 철저하다. 금연 성공 여부에 따라 만기에 받는 이자가 2배 이상 차이가 난다. 금연 의지를 불태우기에 안성맞춤이다.

우선 우대금리를 받으려면 가까운 보건소 금연클리닉이나 금연지원센터에 가서 국가금연 지원서비스를 신청하고 4번 이상 상담을 받아야 한다. 만기가 돌아오는 1년 뒤에 체내 니코틴 성분 검사를 통해 금연성공 확인서까지 발급받아야 최고금리를 챙길 수 있다. 여기에 평소 금연응원 문자메시지가 오는데 꾸준히 답장해야 한다.

너무 까다롭다는 생각이 든다면 BNK부산은행의 ‘담뱃값 적금’도 괜찮다. 부산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썸뱅크’에서 자기가 평소 피우던 담배 이름을 선택하면 하루 최대 2만원을 적립할 수 있다. 담배가 생각날 때마다 앱을 켜고 버튼을 누르면서 금연 습관을 키우자는 취지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해봄적금’은 금연에 한정된 상품이 아니다. 더 폭넓은 목표를 설정 가능하다. 금연, 체중 감량, 커피 마시지 않기 등을 정해놓고 도전목표 달성 횟수가 늘어날수록 우대금리를 더 많이 받는 구조다. 최고금리를 얻기 위해 단계별로 성취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우리은행의 ‘위비 꾹 적금’도 금연이나 운동 다짐을 할 때마다 앱에서 버튼을 누르면 바로 저축이 이뤄지는 상품이다.

건강관리도 하고 월 적립한도도 높게 정하고 싶다면 신한은행 ‘헬스플러스 적금’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매월 100만원까지 납입할 수 있다. 만기에 손에 쥘 수 있는 금액이 다른 상품보다 월등히 많다.

신한은행과 제휴한 건강관리 앱에서 ‘만기일로부터 하루 전까지 10만보 이상 걷기(누적)’ ‘10일 이상 삼시 세끼 챙겨먹기’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상품에 따라서 목표 달성 실패 시 일반 적금보다 못한 이자를 챙기게 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도 있다. 어디까지나 재테크 상품인 만큼 여건에 맞는 상품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목표 달성 적금은 요구사항이 많아 ‘의외로 까다롭다’며 중도 해지하는 고객도 많다”며 “그만큼 성공했을 시에만 얻어갈 수 있는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에 매년 재가입을 원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웅 기자 wo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