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C 기자 “한국은 모든 것을 닦는다” 인천공항 코로나 대응 극찬

입력 2020-02-10 04:02
미국 ABC방송 기자 밥 우드러프가 지난달 중국에서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며 방역 직원이 건네준 물티슈를 들어 보이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인천공항 미화원이 무빙워크 손잡이를 소독액을 적신 수건으로 닦는 모습. ABC방송 페이스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인천국제공항의 방역 체계가 해외 소셜미디어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을 떠나 한국에 도착한 미국 기자가 인천공항 직원들의 빈틈없는 태세를 칭찬한 동영상이 뒤늦게 화제에 오르면서다. 동영상을 본 해외 네티즌들은 한국의 방역 체계를 높이 평가하면서 자국 정부의 느슨한 신종 코로나 대응을 질타하는 분위기다.

미국 ABC방송은 지난달 23일 자사 소속 밥 우드러프 기자가 촬영한 동영상을 페이스북 등 소셜미디어 계정에 게시했다. 우드러프 기자는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중국 우한을 떠나 한국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는 과정을 55초 분량의 동영상에 담았다. 마스크를 착용한 우드러프 기자는 우한국제공항에서 여객기에 오르며 “이제 중국을 떠나 한국으로 간다”며 “한국 도착 후 엄격한 검역을 받을 것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드러프 기자는 한국 도착 직후 마스크를 착용한 공항 직원들이 문진표를 수거하고 체온검사를 하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직원들이 소지한 휴대용 디지털 체온계에 눈길이 간 모양인지 “그들이 작은 총으로 검역대를 통과하는 내 체온을 측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질병관리본부 콜센터 번호인 1339가 적힌 물티슈를 내보이며 “그들은 피부를 닦을 수 있게 물티슈도 제공했다”고 말했다.

우드러프 기자는 공항 미화원이 소독약을 묻힌 수건으로 무빙워크의 손잡이를 닦는 모습도 비췄다. 그는 “확실히 저들은 모든 것을 닦고 있다. 심지어 손잡이까지 닦는다”며 “사람의 손이 닿는 곳이라면 어디든 닦으려는 것 같다”고 말했다.

동영상에 나타난 인천공항의 방역 태세가 곧바로 주목을 받은 것은 아니다. ABC방송 페이스북에 달린 댓글의 상당수는 우드러프 기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내용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를 미국으로 옮겨오지 마라” “왜 굳이 위험을 무릅쓰느냐”며 비난하는 댓글도 있었다.

이 동영상이 재조명받은 것은 태국인으로 추정되는 트위터 이용자가 ABC방송의 원본에서 우한공항과 기내 장면을 삭제하고 인천공항 부분만 남긴 재편집본을 올리면서다. 그는 영어로 “한국 공항이 코로나바이러스의 확산에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여준다”고 썼다. 이어 태국어로 “태국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재편집 동영상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조회수는 100만건 이상을 기록했으며 리트윗도 4만5000건에 육박했다. 몇몇 네티즌은 “한국 정부에 깊은 경의를 표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 정부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댓글을 달았다.

한편 신종 코로나 4번 확진환자(55·남)가 9일 오전 완치 판정을 받고 퇴원했다. 이로써 국내 신종 코로나 완치자는 3명으로 늘었다. 경기도 고양시 소재 명지병원에 입원 중인 3번 환자와 서울대병원에서 치료 중인 4명 가운데 1명도 곧 퇴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