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 정국이 투표일을 66일 앞두고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보수 진영에선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이 합당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나섰다.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처리 과정에서 범여권에 밀리기만 했던 보수 진영이 지지층을 결집시킬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에 등 돌린 민심을 겨냥한 창당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중도 정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호남 표심을 노린 신당 창당 작업도 진행 중이다. 이번 총선은 야권 재편과 맞물리며 막판까지 혼전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된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유승민 새보수당 의원은 조만간 통합 로드맵을 구체화할 전망이다. 유 의원은 9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신설 합당을 추진하겠다”며 “개혁보수를 향한 저의 진심을 남기기 위해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자유우파 대통합을 위해 어려운, 귀한 결단을 했다”며 “문재인 정권과 싸워 이기는 자유우파가 되도록 단합·통합해야 한다”고 환영했다.
한국당과 새보수당이 합쳐진 신당 출범이 예고되면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거치며 갈라졌던 보수 세력이 단일대오를 형성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관건은 통합 신당의 공천 문제와 중도층까지 끌어모으는 통합이 성사될지 여부다. 한국당의 한 의원은 “보수통합은 탄핵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정권 심판론을 극대화하기 위한 중대 과제”라고 말했다.
이날 안 전 대표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창당 발기인대회를 열고 “투쟁하는 실용정치의 길을 가겠다”며 국민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창당준비위원장을 맡은 안 전 대표는 “대한민국 정치는 지금 진영 정치 바이러스에 감염돼 있다”며 ‘바이러스 박멸’을 위해 창당한다고 강조했다.
호남 기반의 신당 창당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10일 통합추진 기구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3당 합당이 이뤄지면 바른미래당 소속 안철수계 의원들을 제외한 현역 의원 21명을 확보한 원내 제3정당으로서 총선에서 기호 3번을 받게 된다.
총선 결과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30% 이상으로 나타난 부동층이 좌우할 전망이다. 막판에 지지층이 결집하며 진영 대결 구도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과 여당과 제1야당에 부정적인 민심이 한 정당에 과반 의석을 몰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총선 변수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여파와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비롯한 검찰발(發) 이슈 등이 꼽힌다. 각 당의 공천 과정에서 잡음이 커질 경우 표심이 급변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21대 총선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른 서울 종로 표심이 전체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 민주당과 한국당 후보인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종로대첩’에 사활을 걸고 뛰고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