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청년 돌아오는 종로 만들 것” vs 황교안 “경제 살리기에 집중”

입력 2020-02-10 04:02 수정 2020-02-11 11:02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이 9일 서울 종로구 사직경로당을 찾아 어르신과 인사하고 있다. 이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종로구 관철동 ‘젊음의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아래 사진). 김지훈 기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고문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정치 일번지’ 석권 경쟁이 시작됐다. 이 고문과 황 대표는 9일 나란히 서울 종로구 일대를 찾아 본격 선거운동에 나섰다. 이 고문은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를, 황 대표는 ‘종로 경제 살리기’를 각각 내세웠다.

이 고문은 사직동 일대의 낙후 지역과 재개발 분쟁 지역의 현안을 들었다. 그는 현장 방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종로구민을 위한 4가지 공약을 발표했다. 이 고문은 “청년이 돌아오는 종로로 바꿔가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교육, 보육, 주거환경, 산업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양 삼송과 용산 구간 신분당선의 연장을 추진한 뒤 광화문광장 조성을 논의하고, 역사문화도시로의 발전과 도시 재생 사업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고문은 사직동 일대의 재개발 분쟁 지역도 찾았다. 이 자리에서 그는 자신의 장점으로 ‘현장형’임을 강조했다. 그는 “저의 장점을 얘기하는 게 쑥스럽다. (장점은) ‘일을 제대로 해봤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며 “문제의 본질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해결을 직접 모색하고 진두지휘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 상대인 황 대표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이 고문은 “다른 후보들의 선거에 대해 논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면서도 “‘선의의 경쟁’에서 경쟁이라는 말을 쓰고 싶지 않다. 제대로 된 정책선거를 하고 싶다”고 했다.

황 대표는 출마 선언 이후 첫 행보로 빈 상가가 많은 종로 ‘젊음의 거리’ 일대와 모교인 성균관대, 정독도서관(출신 고교인 옛 경기고 부지)을 찾았다.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35년 동안 이 동네에서 살았는데 아주 다 망했다”며 “일대 상가가 전부 가격이 저렴한 곳으로 바뀌었는데도 장사가 안 되는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황 대표는 “잘못된 정책으로 망가뜨린 종로의 경제를 반드시 되살려내겠다”며 “구석에 있는 소상공인들도 챙겨서 영업을 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을 의식한 황 대표는 악수 대신 주먹 인사(주먹끼리 맞닿는 인사법)를 권하기도 했다.

황 대표는 첫 일정으로 창신동의 교회에 들렀다. 한 지역 주민이 “창신동에 호남 사람이 많다. (한국당에 비우호적인) 호남 사람 전향시키는 게 쉽지 않다”고 하자 황 대표는 “(그래서) 제일 먼저 창신동 교회에 들러 예배하고 왔다”고 설명했다.

황 대표는 이후 성균관대 앞 거리를 걸으며 대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떡볶이집을 찾아 지역 분위기를 묻기도 했다. 그는 “청년이 많이 어려운데 행복한 청년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어른들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황 대표와 인사를 나눈 한 성균관대 학생은 “취업이 어려운 저희 같은 청년에게 민주당 정책은 잘 와닿지 않는다”며 “정치는 잘 모르지만 황 대표에게 마음이 간다”고 했다.

박재현 김용현 기자 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