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 수가 계속 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직장폐쇄, 임시휴점이 잇따르고 있다. 확진자가 다녀간 병원은 물론이고 동선 안에 있는 다중이용시설도 줄줄이 문을 닫았다.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은 7일 오후 임시휴점에 들어갔다. 중국인 관광객인 23번째 확진자가 지난 2일 백화점에 한 시간가량 머문 것으로 파악됐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은 방역 작업을 마치고 오는 10일쯤 다시 문을 열 계획이다. 이 확진자가 방문한 이마트 마포공덕점도 임시 폐쇄를 결정했다.
직원이 신종 코로나 확진자로 판명돼 영등포구 사옥을 폐쇄한 GS홈쇼핑은 이날 최소 인력만 출근하도록 해 재방송을 내보냈다. 19번째 확진자의 가족이 근무한 종로구 현대 계동사옥도 일부 건물 출입이 금지됐다. 임시휴점했다가 재개장한 서울 중구 신라면세점 본점과 제주점, 롯데면세점 제주점에는 여전히 고객 발길이 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이 몰리는 도서관과 대형 공연장 등도 ‘올스톱’됐다. 서울 서초구는 이달 말까지 구내 도서관 52곳을 임시 휴관하기로 했다. 17번째 확진자가 살고 있는 경기도 구리시는 시립도시관을 폐쇄했다. 대전예술의전당은 오는 29일까지 예정된 모든 공연을 취소하고 공연장도 폐쇄했다.
확진자들의 동선이 사실상 전국에 걸쳐 있고 지역사회의 2차, 3차 감염 사태가 현실화되면서 불안감이 커지는 모습이다. 방지환 국립중앙의료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중앙임상TF팀장은 브리핑에서 “신종 코로나의 중증도는 사스나 메르스보다 떨어지지만 확산속도는 빠르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국내 확진자는 퇴원한 2명을 포함해 총 24명이다. 신종 코로나 진원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귀국해 격리생활 중인 교민 가운데 추가로 확진자가 발생했다. 지난달 31일 전세기편으로 들어온 20대 남성은 입국 당시엔 음성이었다가 지난 2일 콧물 증세를 보여 재검사한 결과 이날 오전 양성 판정이 나와 24번째 확진자가 됐다. 이 남성은 13번째 확진자인 우한 교민의 직장 동료다.
정부는 이날부터 보건소 124곳과 민간의료기관 46곳에서도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를 검사할 수 있도록 했다. 변경된 사례정의에 따라 중국을 다녀온 지 14일 내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이 있거나 중국 외 국가를 방문했어도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이 있으면 검사 받을 수 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검사 대상을 넓힌 것이 오히려 바이러스 노출을 늘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의 초기 증상이 감기와 유사한데, 단순 감기 환자가 검사를 받으러 갔다가 신종 코로나 환자에게 감염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신종 코로나라고 의심되면 우선 자가격리 상태에서 2~3일 지내본 뒤 상태가 나빠졌을 때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받을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김영선 방극렬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