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현종 극비 방미… 北 개별관광 논의

입력 2020-02-08 04:01

김현종(사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극비리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미 정부 당국자들과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북한 개별관광 문제를 논의중인 것으로 6일(현지시간) 확인됐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김현종 차장이 워싱턴에 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김 차장은 포틴저 부보좌관을 만나 북한 개별관광 문제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등 한·미 현안을 협의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김 차장이 이번 방미에서 국무부 고위 당국자들을 포함해 미국 정부 관계자들을 만날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차장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매슈 포틴저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나 북한 개별 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과 관련해 대북 제재 완화 문제를 깊숙이 협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은 한·미가 접점을 찾지 못하는 방위비 분담금 문제에 대해서도 미국 측과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착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재개 방안도 논의 테이블에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김 차장의 방미 일정은 지난 5일 워싱턴을 방문해 7일 귀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북한 개별관광 문제 해결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앞서 최종건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도 지난 주말 극비리에 미국을 방문해 북한 개별관광 등 남북 협력 사업과 북·미 비핵화 협상 재개 문제를 논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의 이번 방미에서 가장 핵심 사안은 북한 개별관광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북한 개별관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한·미 간 이견으로 구체적인 진전은 없는 상황이다.

김 차장은 포틴저 부보좌관 등 미국 정부 당국자들을 만나 북한 개별관광이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와는 무관한 사안이며 남북 협력 사업의 진전이 북·미 비핵화 협상에도 긍정적인 미칠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미국을 설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김 차장의 이번 방미로 한·미가 북한 개별관광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질 경우 북한 개별관광은 급물살을 타겠지만 미국 설득에 실패하면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방위비 협상도 빼놓을 수 없는 현안이다. 주한미군사령부는 방위비 분담금 협정이 타결되지 않아 한국인 근로자들을 대상으로 4월 1일부터 잠정적 무급휴직이 시행될 수 있다고 통보했다. 방위비 분담금을 둘러싼 한·미 간 입장차는 아직 크지만 협상이 장기화될수록 양측의 피해가 커질 수 있어 타협점 찾기에 주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이 워싱턴을 찾았던 5일, 공교롭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미 상원에서 최종 기각됐다. 김 차장은 탄핵 이후 대선 국면으로 들어가는 미국 정치 상황에 대해서도 관심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