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A씨는 갑자기 시작된 어지럼증 때문에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고개를 돌리거나 몸을 움직일 때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가만히 누워있어도 구토를 할 것 같아 끼니도 거르게 됐다. 병원에서는 이석증의 유형 중 하나인 ‘팽대부릉정 결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흔히 이석증이라고도 불리는 ‘양성발작성두위현훈’은 머리의 움직임에 따라 짧고 반복적인 회전성 어지러움을 보이는 질환이다. 이석이라고 불리는 매우 작은 돌들은 평형을 유지하도록 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것들이 제 위치에서 떨어져 나와 회전성 움직임을 감지하는 세 개의 고리인 ‘반고리관’이라는 곳으로 이동함으로써 증상이 나타난다. 세 개의 반고리관 중 수평반고리관에 이석이 탈락하면 반고리관 내에 이석이 움직여 증상이 나타나는 ‘반고리관 내 결석’과 팽대부릉이라는 곳에 결석이 붙는 ‘팽대부릉정 결석’으로 나눌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이석증 환자는 37만2654명으로 나타났다. 이 중 여성이 약 26만 명을 차지한다. 문석균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최근 골감소증이나 골다공증이 이석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며 “여성에서 이석증이 많은 이유가 폐경기 후 호르몬 변화와 골밀도 감소로 골다공증이 많이 발생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상은 침대에서 일어나거나 옆으로 돌아누울 때, 위를 쳐다보거나 고개를 숙일 때마다 회전성 어지럼을 느끼고 심하면 구역과 구토가 동반되는 것이다. 어지럼증이 1분 이상 지속되는 경우는 드물고, 대개 10~20초 정도 지속된다. 문 교수는 “특별한 치료 없이 자발적으로 좋아지는 경우도 있고, 이석정복술이라는 치료법으로 효과를 보기도 한다”며 “이는 일련의 동작으로 반고리관 내의 이석을 중력을 이용해 원래 위치로 재위치 시키는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호전이 잘 되지 않는다면 자가 습관화 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다. 문 교수에 따르면 ‘브랜다로프’(Brandt-Darroff) 습관화 운동이라고 불리는 이 방법은, 침대에 똑바로 앉아 앉은 자세에서 어지러움이 유발되는 쪽으로 빠르게 쓰러지고, 어지러움이 없어진 후 30초 정도 더 누워 있다가 다시 원 위치로 일어나 앉고, 약 30초 후 반대쪽으로 운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문 교수는 “이 치료를 하루 수차례씩 반복하면 되는데, 이틀간 증세가 유발되지 않을 때까지 시행하면 된다”고 전했다.
유수인 쿠키뉴스 기자 suin92710@kukinews.com
회전성 어지럼증, 이석 원위치로 퇴치 가능
입력 2020-02-09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