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망자 500명 육박… 절정기 언제일지 ‘오리무중’

입력 2020-02-06 04:03
간쑤성 란저우에서 우한으로 떠나는 의료팀에 포함된 한 여성이 남편과 작별 인사를 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하루 사이 4000명 가까이 늘어나고, 사망자도 65명이나 늘어나는 등 전염병 확산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신종 코로나 확산세가 오는 16일쯤이 절정이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절정기가 언제일지 오리무중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춘제(春節·설) 연휴가 끝나고 본격적인 귀경이 시작되자 중국의 여러 지방 정부는 다른 지역에서 온 사람들에게 ‘14일 자가격리’ 조치를 취하는 등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5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2만4324명, 사망자는 490명이라고 밝혔다. 중국 내 확진자는 하루 전보다 3887명, 사망자는 65명 각각 늘었다. 일일 사망자는 이틀 연속 60명을 넘었다.

우한에서는 신생아 2명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관영 CCTV가 전했다. 이 중 한 명은 생후 30시간 만에 감염됐고, 어머니도 출산 전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중국 감염병 전문가는 “산모와 신생아 간 수직 감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칭화대 인공지능(AI) 연구팀은 자체 예측 모델을 통해 중국 내 신종 코로나 환자 수가 이달 말까지 6만명에 달하며 오는 16일을 기점으로 확산세가 꺾일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미국 예일대 공중보건 전문가인 천시 교수는 이달 21일을 신종 코로나 유행의 전환점으로 내다봤고 영국 랭커스터대 전염병학자인 조너선 리드는 오는 26일을 절정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중국공정원 왕천 부원장은 “아직 신종 코로나 전파의 절정기나 전환점을 판단할 근거는 없다”고 비관적으로 전망했다. 왕 부원장은 신화통신 인터뷰에서 “상황이 분명치 않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바이러스 확산 저지가 시급한데 현재 가족들이 모여있다 전염되는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 치료에 에볼라·말라리아 치료제 등 약물 2종이 효과가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중국과학원 우한감염병연구소 등은 에볼라 치료제 렘데시비르와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이 신종 코로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검증해 각 지방 정부에 통보했다고 중국 매체가 보도했다.

본격적인 귀경이 시작되자 상하이시는 신종 코로나 전염이 심각한 지역에서 돌아오는 사람들은 즉시 자진 신고하고 14일간 자가 격리해야 한다고 전날 발표했다. 14일간 증상이 없으면 정상 출근하되 협조하지 않는 사람은 법에 따라 처리하기로 했다. 광둥성도 비슷한 조치를 했다.

지린성과 네이멍구자치구는 고위험 지역 구분 없이 외지에서 복귀한 모든 사람을 14일간 자가 격리토록 하는 등 한층 엄격한 조치를 내놨다. 저장성 항저우, 산시성 시안, 랴오닝성 선양과 다롄 등도 마찬가지다. 하얼빈과 항저우 등은 한 가구에서 원칙적으로 이틀에 1명만 외출하도록 하는 등 아파트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베이징 등 주요 도시는 오는 17일로 연기한 초·중·고 개학일 이후 수업을 당분간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이 기간 오프라인 단체 수업이나 학교 행사도 금지토록 했다. 신종 코로나 발병지인 우한시는 체육시설과 문화시설, 컨벤션센터, 학교 등 11곳에 야전병원을 마련해 1만개 이상의 병상을 추가 확보해 밀려드는 환자 수용에 주력하고 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