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 세계적으로 비건(Vegan) 인구가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비건 전문 식당이 속속 등장하는 등 세계적 트렌드를 따라가는 모양새다. 일반적으로 채식은 체중 감량, 신진대사 원활, 해독 등의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때문에 건강을 고려해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는 이들도 적지 않다. 채식만을 섭취할 때, 영양 불균형 등 건강상의 문제는 없을까.
한의학에서는 모든 음식과 약물에는 성질과 맛이 있어 오장육부의 기능을 관장하게 되는데 동양인의 식생활에는 식물이 잘 맞는다고 설명한다. 심신의 활동력을 말하는 정력(精力)이라는 단어와 활동하는 힘을 뜻하는 기(氣)에도 쌀 미(米)자가 들어있어 채식이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반증한다는 이야기다. 김용석 경희대한방병원 침구과 교수는 “하루에 5가지 색깔의 채소를 먹으면 고혈압·당뇨·고지혈증 등이 35% 감소한다고 한다”며 “영양소가 골고루 섭취된다면 채식 생활이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음식은 골고루 먹어야 한다는 게 김 교수의 지적이다. 김 교수는 “영양소의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채식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고 유행을 따라하는 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채식은 건강한 식 행동 중 하나이며, 채식이 건강에 좋다는 연구결과도 많다. 심혈관계 질환, 당뇨, 암 등의 발병률을 낮춰준다”면서도 “채식 식단이 건강한 식단은 맞지만 이것만이 정답은 아니며 채식 위주의 식단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고 채식으로 인해 부족한 영양소도 챙겨 먹어야 한다. 특히 비타민 B12는 채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영양소다. 비타민 영양제로 따로 보충해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채식주의자 중에서도 생선까지 먹는 군, 달걀까지 먹는 군 등 여러 스타일이 존재한다. 김정하 교수는 “이들은 적절한 단백질이나 미네랄, 칼슘 등을 다 섭취하게 된다. 우유나 달걀, 생선을 먹는다면 건강식이라고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임신이나 수유 기간 동안 여성의 채식은 권장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체중조절의 목적이나 건강에 신경 써서 채식하기도 하는데 이는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현재까지 알려진 것에 의하면 영양제로 섭취한 비타민 B12는 아기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또 모유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최소한 임신, 수유 기간에는 골고루 영양을 섭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상우 쿠키뉴스 기자
채식, 극단적 식단은 피하는게 좋아
입력 2020-02-09 1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