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최고 격전지로 불리는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에서 시험대에 오른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33)에게 희소식이 전해졌다. 보스턴 레드삭스의 간판타자 무키 베츠(28)가 류현진의 전 소속팀 LA 다저스로 향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5일(한국시간) 삼각 트레이드로 보스턴의 베츠와 좌완 데이비드 프라이스(35)가 다저스로 이적한다고 보도했다.
다저스는 두 선수와 프라이스의 잔여 연봉(3년 9600만 달러) 절반을 보스턴으로부터 받는 대가로 외야수 알렉스 버두고(24)를 보스턴으로, 일본인 투수 마에다 겐타(32)를 미네소타 트윈스로 각각 보냈다.
베츠는 보스턴뿐만 아니라 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다. 베츠는 지난해 0.295의 타율에 29홈런을 날리며 AL 올스타에 선정됐다. 보스턴이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2018시즌에는 0.346의 타율과 32홈런 30도루를 기록하며 리그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최근 네 시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할 만큼 수비도 뛰어나다.
그런 베츠가 트레이드 된 데는 너무 강한 동부지구의 두 팀들과 베츠 자신의 상황 때문이다. 보스턴은 올 시즌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대비 전력이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자유계약선수(FA) 권리 취득을 1년 남긴 베츠의 트레이드를 타진했다. 여기에 보스턴은 고액 연봉자 프라이스까지 다저스에 넘기고 사치세(부유세) 납부를 피하게 됐다. 2018년 16승 7패 평균자책점 3.58로 대활약한 노장 프라이스는 지난해 하향세(7승 5패 4.28)를 그렸다.
베츠 영입 전에도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최강이던 다저스는 이번 트레이드로 리그 최강의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베츠는 1번에 우익수 역할을 맡아 지난해 NL MVP 코디 벨린저, 저스틴 터너 등이 버티는 다저스 중심타선의 밥상을 차릴 전망이다.
이번 트레이드는 예상치않게 류현진에 호재로 작용하게 됐다. 류현진이 같은 지구 팀들과 가장 많은 대결을 펼치게 되는데 정교하면서 장타력도 갖춘 베츠는 경계타자 1호로 꼽혀왔다. 그런 베츠가 이적함으로써 류현진은 한숨을 돌리게 됐다는 평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전 동료들과의 대결이다. 지난해 멋진 수비와 타격으로 류현진 도우미 역할을 했던 버두고는 이제는 서로를 넘어야 할 처지다. 베츠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다저스 최고 유망주로서 잠재력이 많은 선수여서 방심해선 안된다. 지난해 377타석에서 0.294 12홈런으로 제몫을 충실히 해냈다. 더욱이 그는 좌완 상대로도 강한 편이다.
동료 투수였던 마에다와의 선발 싸움도 주목을 끌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다저스에서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등판했던 마에다는 미네소타에서는 선발진 일원으로 활약할 것으로 보여 류현진과의 조우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