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공장 올스톱… 경제 ‘코로나 후폭풍’

입력 2020-02-04 18:39 수정 2020-02-04 22:40

중국산 부품 수급이 어려워진 현대자동차가 결국 생산을 멈췄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생산 차질이 현실화하는 등 실물경제 전반으로 피해가 번지고 있다.

4일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제품 생산이 중단됐다. 자동차 조립 초기 단계에 들어가는 부품인 ‘와이어링 하니스’(배선 뭉치)의 재고가 소진돼 더 이상 조립이 불가능한 탓이다. 현대차는 부품 조달 문제로 인한 생산량 조절을 두고 노사가 협의한 결과 7일부터 전 라인 가동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제네시스 ‘G90’과 ‘G80’ ‘G70’을 만드는 울산5공장 1라인이 이날 오전 생산을 멈춘 데 이어 울산 5개 공장과 전주공장, 아산공장이 순차적으로 휴업에 들어가 7일에는 모든 공장에서 생산이 중단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국 성(시)정부들이 신종 코로나로 춘제 연휴를 9일까지 연장함에 따라 와이어링을 생산하는 국내 협력업체의 중국 공장 가동이 중단된 데 따른 결정”이라며 “국내와 동남아 등에서 부품 조달을 확대하고, 협력업체의 중국 생산 재개 시 부품 조달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는 등 다각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쌍용자동차 평택공장도 이날부터 12일까지 생산을 멈춘다. 중국 일부 지역들이 연휴를 13일까지 연장하고 있기 때문에 10일에도 공장 정상 가동을 장담할 수 없다. 실제로 일본 혼다는 13일까지 우한 소재 승용차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키로 했다. 10일부터 생산공장을 연다고 해도 직원들이 얼마나 출근할지 알 수 없다.


배터리 업체도 원재료 재고 부족에 노심초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장쑤성 정부 지침에 따라 9일까지 창저우 공장 가동을 멈춘다. 장쑤성 관내에 있는 옌청 공장 신축도 중단했다. LG화학도 난징 공장 문을 9일까지 닫는다.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옌타이 공장뿐만 아니라 난징 공장도 지난 주말부터 가동을 중단했다. 회사 측은 광저우 LCD 공장의 생산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

가전 업체 중에선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춘제 연휴로 멈춘 중국 공장을 10일부터 재가동할 계획이다. 재고가 당장 부족하지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되면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체들도 비상체제에 들어갔고, 중국에 블록 공장이 있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은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항공업계는 중국 노선 운항 중단이 확대되면서 대체 노선 확보에 고심하고 있다. 내수도 얼어붙고 있다. 관광객 입국이 줄고 출국도 줄면서 면세업계, 호텔업계, 여행업계 모두 어두운 분위기다.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는 중국 기업의 가동 중단으로 인접국인 한국 기업과 시장이 연쇄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임세정 강주화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