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을 비롯한 각급 학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에 개강과 졸업식을 미루고, 행사를 축소하거나 취소하고 있다.
중앙대는 4일 신종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개강을 2주 미룬 3월 16일에 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원래 예정된 개강일은 3월 2일이었다.
중앙대 관계자는 “학생들의 안전을 고려해 결정했다. 향후 세부 계획을 마련해 공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앙대는 14일 하기로 했던 졸업식도 8월에 열리는 하계 졸업식과 통합해 진행하기로 했다. 신입생 입학식과 오리엔테이션은 취소했다.
다른 대학들도 비슷한 결정을 내리고 있다. 전날 경희대와 서강대는 개강을 각각 1, 2주씩 연기했다. 연세대는 입학식과 학위수여식, 총장 취임식을 모두 취소했다. 이화여대와 건국대, 세종대 등도 졸업식을 취소했다. 서울대는 대학본부 차원에서 졸업식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 지역 초등학교는 졸업식 관련 별도 지침이 없지만 행사를 자체 축소하는 분위기다. 교장단 회의와 학부모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학부모의 졸업식 참석을 자율적으로 제한하고, 졸업식은 강당·체육관 대신 학급에서 소규모로 진행하기로 했다. 한 초등학교 관계자는 “졸업식 때 학부모와 가족의 학교 출입을 제한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 졸업식은 학급에서 ‘방송 조회’식으로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현장에선 교육 당국이 학사 일정 등과 관련해 세부지침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금은 자체적으로 행사 일정을 조정해 대응 중이지만 신입생·중국 유학생이 본격적으로 등교하는 이달 말부터는 혼란이 가중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초등학교 졸업생 자녀를 둔 송모(43)씨는 “오늘 갑자기 졸업식이 연기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 학교가 자체 판단하다 보니 혼선을 빚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모(41)씨는 “도보 10분 거리의 각기 다른 초등학교인데도 첫째 아이는 등교를, 둘째는 휴업을 해서 혼란스럽다”고 했다. 교육부는 5일 대학의 개강 연기, 초·중·고의 2019학년도 수업일수 일부 감축 등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박구인 황윤태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