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의 변종이 발견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4일 보도했다. 인간 간 전염 과정에서 바이러스의 변화가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변종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변종 바이러스가 신종 코로나 완치 환자를 다시 감염시키거나 현재 사용 중인 검진 장비를 회피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SCMP에 따르면 상하이 파스퇴르연구소 연구진은 중국 광둥성의 신종 코로나 감염 가족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가시적인(striking) 변종이 나타난 바이러스를 발견했다. 바이러스가 가족 간 전파되면서 변이를 일으킨 것으로 추정됐다.
바이러스는 항상 변이를 겪지만 대부분은 행동 양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동의(synonymous) 변이 또는 침묵(silent) 변이에 해당한다. 이에 반해 비동의(non-synonymous) 변의는 바이러스의 생물학적 속성을 바꿔 다른 환경에서도 적응 가능토록 할 수 있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이들 가족에게서 검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서 2건의 비동의 변의를 발견했다. 연구진은 지난달 말 학술지에 게재한 논문에서 “이번 사례는 바이러스의 진화가 인간 대(對) 인간 전염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파스퇴르연구소는 최근 한 달 동안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의 비동의 변의 사례를 17건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신종 코로나가 얼마나 빠르게 변이를 겪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를 알아내려면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해야 하는데 분석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신종 코로나의 유전자 길이가 다른 바이러스보다 훨씬 길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는 염기쌍이 3만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이를 일으킨 신종 코로나가 환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확실치 않다. 추하이보 난징 동난대학 중증의료센터 교수는 “(변종 바이러스가) 반복적 감염을 일으킬 것이라는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론적 차원에서는 변종 바이러스가 완치 환자를 재감염시키거나 검진 장비에서 발견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