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두 국방이 인도에 간 까닭… 3조원대 무기 세일?

입력 2020-02-04 04:03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라즈나트 싱 인도 국방부 장관의 초청으로 3일 인도를 방문했다. 인도가 3조원 규모 사업을 통해 한국산 대공무기 ‘비호복합체계’(사진) 도입을 추진하는 시점에 이뤄진 방문이어서 최종 계약 성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국방부는 “정 장관이 3일부터 6일까지 인도를 공식 방문한다”며 “방문 기간 싱 장관과 회담을 갖고 양국 간 국방·방산 협력 발전 방안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인도 러크나우에서 열리는 ‘디펙스포(DEFEXPO) 2020’에도 참석해 행사에 참여하는 한국 방산 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다. 디펙스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로, 세계 30여개국 700여개 기업이 모인다. 한화디펜스, 한국항공우주산업, LIG넥스원 등 12개 한국 기업도 참여한다.

국방부는 정 장관이 인도 측과 ‘방산 협력 발전 방안’을 논의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때문에 정 장관의 이번 방문이 인도의 비호복합체계 도입 건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이 많다.

비호복합체계는 한화디펜스의 K-30 ‘비호’(30㎜ 자주대공포)에 LIG넥스원의 대공유도무기 ‘신궁’이 결합된 이동식 무기다.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리콥터 등을 요격하는 데 유용하다. 특히 최근 위험성이 증명된 드론을 막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에서는 2014년 양산에 들어가 이듬해 실전 배치됐다.

인도 육군은 기존 대공포가 노후화되자 비호복합체계를 대안으로 고려했다. 내부 평가를 거쳐 2018년 10월 대공방어체계 사업의 가격협상 대상 단수 후보로 비호복합체계를 선정했다. 그러나 인도 측은 지금까지도 한국 업체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을 따내기 위해 한국과 경쟁한 러시아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서다. 인도의 최대 무기 공급국인 러시아는 테스트 과정이 불공정했다며 지난해 재시험을 요구하기도 했다.

한국도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인도의 대공방어체계 사업 규모는 비호복합체계 104대, 탄약운반차량 97대, 지휘용 차량 39대, 미사일 4928발과 포탄 17만2260발 등 3조원가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정부 측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정 장관도 싱 장관에게 이 문제를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디펜스는 실물 크기의 비호복합체계를 디펙스포에 전시할 계획이다. 한화디펜스 측은 “인도의 주요 군 관계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