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수출과 내수 모두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 파급 영향을 양쪽 다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03년과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터진 2015년에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각각 0.1% 포인트, 0.3% 포인트 감소했었다.
홍 부총리는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예단할 수는 없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 전개 방향에 따라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정부는 방역과 경제 영향 ‘투 트랙’으로 대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경제성장률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확산과 진정 속도에 달렸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 부총리는 추가경정예산안(추경) 편성 가능성에 대해서는 “올해 편성된 본예산을 집행하기도 전에 추경을 물어보는 것 자체가 적절치 않다. 확보된 방역 예산 208억원과 예비비 2조원부터 충분히 활용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홍 부총리는 정부가 신종 코로나 확진자의 동선을 공개하는 과정에서 상호명이 공개된 음식점 등의 피해 보상과 관련해 “국민 세금으로 지원하는 만큼 구체적 사례를 들여다보겠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관광, 요식업, 숙박업 등 신종 코로나의 영향을 받는 업종에 대한 대책을 포함한 내수 활성화 대책과 수출 지원 대책을 조만간 내놓겠다고 강조했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중국과 거래하는 기업, 중국 진출 기업의 단기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응책을 내놨다. 산업부는 성윤모 장관 주재로 수출상황 점검회의를 가진 뒤 중국 진출 기업 등을 대상으로 무역금융 4000억원 지원, 수출보험 할인료 인하, 보험금 지급기간 1개월 단축 등의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산업부는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단기적으로는 중국 내 공장 가동 중단, 물류 차질 등 한·중 공급망이 교란될 우려가 있다”며 “중장기적으로도 중국의 소비·투자 위축, 산업생산 감소 등에 따라 우리 수출의 감소가 우려된다”고 분석했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