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시장 덮친 중국발 2차 충격과 공장 휴업 확산으로 국내 기업 타격… 내수 직격탄에 정책 총동원 할 때
춘제 연휴 이후 11일 만에 문을 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3일 8% 가까이 폭락하며 마감해 세계 경제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 확산이 낳은 각종 악재가 한꺼번에 반영된 결과다. 중국 휴장기간에 세계 증시가 이미 1차 조정을 받은 터라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에 머물렀다. 중국발 2차 충격파를 일단 비껴간 모양새지만 앞으로 중국 증시가 세계 금융시장에 끼칠 파급 효과는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예의 주시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 확산 우려로 세계 주요국 증시는 지난달 20일과 30일 사이 시가총액으로 3000조원 넘게 증발했다. 한국은 이 기간 4번째로 높은 시총 감소율(-7.28%)을 보이며 100조원 이상 사라졌다. 신종 코로나 영향이 장기화하면 글로벌 시장 불안은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중국은 세계 경제의 엔진이다. 하지만 사태 악화로 제조업, 판매업, 여행업, 운송업 등 전 산업이 타격을 받으면서 글로벌 경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 신종 코로나 확진자와 사망자는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때보다 증가 속도가 빠른 실정이다. 사스 당시 사망자(349명) 숫자도 넘어섰다. 이로 인해 기업의 춘제 연휴가 9일까지로 연장됨에 따라 공장 가동 중단이 길어지고 있다. 이 여파로 글로벌 공급망에 문제가 생긴 한국 기업도 비상 상황이다. 중국 부품·소재 공장 휴업 지속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은 국내 자동차업계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다. 쌍용차가 4∼12일 평택공장 자동차 생산을 중단했고, 현대차도 생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삼성·LG·SK 등의 현지 공장 가동도 지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자칫 국내 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생산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도 우려된다.
올 들어 간신히 반등 조짐을 보이던 국내 경기에도 찬물을 끼얹고 있다. 외출 외식 등 외부 활동을 자제하면서 내수시장이 얼어붙었다. 관광·여행·음식·숙박업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이날 관계부처 장관회의에서 “아직은 이번 사태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말했는데 그렇게 안이한 태도를 보일 때가 아니다. 실물경제 타격이 현실화되자 민간 연구기관들은 국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위기임을 직감하고 시나리오별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업 지원이나 내수 활성화 대책도 하루빨리 제시하는 등 정부 정책을 총동원해야 할 때다. 비상한 각오로 대처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가 무너질 수 있음을 직시하기 바란다.
[사설] 중국 증시 폭락·공장 가동 중단…비상한 각오로 대응해야
입력 2020-02-04 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