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도미니크 팀(27·오스트리아)의 거센 도전을 극복하고 호주오픈 최다 우승(8회)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전쟁통에서 성장하며 발전시킨 강인한 정신력이었다.
조코비치는 2일(한국시간) 2020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후 가진 인터뷰에서 “나는 1990년대 세르비아에서 전쟁을 겪으며 자랐다”며 “수출, 수입이 금지된 어려운 시기여서 빵과 우유, 물 등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줄을 서야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유고슬라비아 시절인 1987년 태어났다. 1991년부터 1999년까지 수차례 발생한 내전을 성장기 내내 온전히 감당해야 했다. 조코비치는 “그런 일들이 나를 더 배고프게 만들었고 성공을 위해 강해져야 한다고 느끼게 했다”며 “내가 아무것도 아닌 것에서 시작한 사람이라는 사실은 동기부여가 되고 노력하는 계기가 된다”고 했다.
조코비치는 결승전 2, 3세트에서 팀의 기세에 완전히 눌리며 패배 일보직전으로 몰렸다. 하지만 4세트부터 극적으로 컨디션을 회복하더니, 5세트에선 막강한 기량으로 팀을 밀어붙여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그는 “3세트 도중 트레이너로부터 탈수 증세가 있다는 말을 들었다”며 “정신적으로 버텨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3일 발표된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랭킹에서 1위를 되찾았다. 지난해 11월 라파엘 나달(34·스페인)에 1위를 내준 뒤 3개월 만이다. 나달은 2위에 위치했고, 준우승을 차지한 팀은 5위에서 4위로 올랐다. 4강에서 조코비치에 패한 로저 페더러(39·스위스)는 3위를 유지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