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진자들이 지방 곳곳을 활보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역사회가 충격에 빠졌다. 정부 당국의 검역망에 잡히지 않은 확진자가 2주 이상 KTX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수단은 물론 대중목욕탕과 대형마트까지 이용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은 극대화되는 양상이다.
경기도 수원 등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 4곳은 2일 관내 모든 어린이집에 1주일간 휴원 명령을 내렸다. 수원시는 관내에서 15번째 확진자가 발생함에 따라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의 안전을 위해 모든 어린이집을 휴원 조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관내 국공립과 시립, 민간 등 1061개 어린이집이 3일부터 9일까지 휴원한다. 단 보호자가 가정에서 영유아를 돌볼 수 없는 경우에는 해당 어린이집에서 정상적으로 보육하도록 했다.
8번째 확진자가 나온 전북 군산과 12·14번째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부천, 4번째 확진자가 나온 경기도 평택도 같은 이유로 어린이집 휴원 조치를 취했다. 경기도 고양도 같은 기간 지역 내 어린이집 769곳에 대한 휴원 명령을 내렸다.
12번째 확진자가 다녀간 부천과 강원도 강릉은 신종 코로나 공포에 휩싸였다. 12번 확진자는 지난달 19일 일본에서 입국한 뒤 영화관과 병원, 약국 등 부천시내 4곳의 다중이용시설을 이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환자가 지난달 20일과 26일 두 차례 영화를 본 것으로 확인된 CGV 부천역점은 1일 저녁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같은 확진자가 다녀간 강릉도 비상이다. 이 확진자는 부인, 딸과 함께 지난달 22일 강릉 여행을 하면서 KTX와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부인이 14번째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이 더 커지고 있다.
강릉시는 택시 1291대와 시내버스 131대에 대한 긴급 소독을 했다. 또 확진 환자가 다녀간 커피숍과 음식점, 공공화장실에 대한 소독을 마쳤다. 시는 바이러스에 취약한 노인층의 안전을 위해 6일까지 노인복지시설 이용 중단을 결정했다. 확진자가 숙박했던 썬크루즈리조트는 휴업에 들어갔다. 김한근 강릉시장은 “현재까지 의심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긴장을 늦추지 않고 방역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전북 군산은 8번 확진자의 동선 발표 이후 술렁이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62세 여성이 지난달 23일 우한에서 귀국한 이후 대중목욕탕을 이용하고 대형마트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확진자는 26일 오후 2시11분부터 2시간18분 동안 군산시 월명동의 대중목욕탕인 ‘아센사우나’에 머물렀다. 29일에는 이마트 군산점을 방문했다. 이마트 군산점은 지난달 31일부터 영업을 중단했다.
신라면세점 제주점과 롯데면세점 제주점은 신종 코로나 확진자가 방문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이날 휴업을 결정했다.
강릉=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