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과 민주당이 3일(현지시간) 아이오와주에서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첫 경선에 일제히 돌입한다. 아이오와주의 코커스(당원대회)는 오는 11월 3일 치러질 미국 대선 레이스가 개막됐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이번 대선 공화당 후보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확정됐다. 공화당도 아이오와 코커스를 실시하지만 요식행위 수준이다. 도전장을 내민 빌 웰드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조 월시 전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항마로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 대선의 풍향계로 불리는 아이오와 코커스 승리는 기선제압 이상의 의미가 있어 민주당 후보들은 모두 승리에 목을 매고 있다.
민주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 간 양자대결 분위기다. 미국 정치전문 조사기관 ‘리얼클리어 폴리틱스’가 1월에 아이오와주를 대상으로 실시된 9번의 여론조사를 정리한 결과 샌더스가 5번 이겼고, 바이든이 4번 이겼다. 뚜껑을 열기 전까지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모양새다.
아이오와 민심은 백중세지만 전국적 지지율에서는 바이든이 샌더스보다 조금 앞서 있다는 평가다. ‘바이든 대세론’이 아직 유효하다는 의미다. 샌더스는 전국 지지율에서도, 아이오와주에서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까지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구도는 바이든과 샌더스에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을 더한 ‘3강 구도’였다. 하지만 워런 상원의원에 대해 너무 급진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지율이 급감했고 샌더스가 그 열매를 차지하고 있다. 샌더스와 워런은 민주당 내 진보 후보들로 꼽혔는데 워런의 부진으로 자연스럽게 민주당 내 진보 후보 단일화가 이뤄진 셈이다.
바이든과 샌더스의 양강 구도를 보는 미국 민주당의 심정은 복잡하다. 두 후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물리칠 수 있다는 신뢰감을 심어주기에는 부족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반(反)트럼프’ 바람에 기대를 걸고 있다.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대선 후보 경선이 계속되면 민주당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서 사실상 벗어났다.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미국 상원 탄핵심리 증언이 무산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볼턴의 폭탄 발언이라는 마지막 걸림돌을 제거한 셈이다.
탄핵 절차도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미 상원은 트럼프 대통령 탄핵 투표를 5일 오후 4시(한국시간 6일 오전 6시)에 실시하는 데 합의했다. 상원은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탄핵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탄핵안이 부결되면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에 대해 거센 공격을 퍼부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탄핵소추를 불러온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올 대선 국면에서 계속 화약고로 작용할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탄핵 절차가 끝나더라도 우크라이나 스캔들을 둘러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의구심은 상원에서 선거운동 공간으로 무대를 옮겨 이어질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미 상원이 실시한 볼턴 증언 여부에 대한 표결은 반대 51표, 찬성 49표로 부결됐다. 볼턴 증언을 위해선 최소 4표의 공화당 반란표가 필요했지만 이탈표는 2표에 그쳤다. 볼턴의 입을 통해 반전을 노리던 민주당의 전략은 물거품이 됐다.
디모인(아이오와주)=하윤해 특파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