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과거를 지닌 전북 전주시 성매매업소 집결지가 나날이 문화예술과 여성인권의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전주시는 31일 성매매 업소가 모여 있는 선미촌내 서노송예술촌 마을사박물관인 ‘노송 늬우스박물관’을 개관할 예정이라고 30일 밝혔다.
박물관은 옛 성매매업소 건물에 들어선다. 보존된 13개의 방에는 설치·영상 작품과 서노송동의 과거∼현재∼미래를 보여주는 사진과 주민들의 이야기가 담길 예정이다. 6명의 주민 예술가들은 사진과 분재, 초상화 캐릭터, 수석, 압화, 말린 꽃 등을 전시한다.
시 관계자는 “암울하게 인식되던 옛 성매매 공간이 박물관으로 바뀌면서 주민들에게 삶을 추억하고 문화예술로 소통하는 따뜻한 곳으로 다가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전주시는 최근 선미촌 골목길에서 지역주민과 문화예술가 등 12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OO의 골목’ 캠프를 열었다. 이 캠프에선 주민과 서노송예술촌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있는 염색, 목공, 회화, 가드닝, 디자인, 조명 등 6개 팀의 제작 워크숍이 진행됐다.
전주시는 그동안 성매매업소 집결지 정비를 위해 공권력을 동원하기보다 시민단체와 힘을 모아 문화예술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사업을 펼쳐왔다. 이로 인해 이 일대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한 ‘2019 문화적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1960년대 서노송동 일대에 형성된 선미촌에는 한때 400여 명의 여성이 성매매를 하는 전북 최대 집창촌이었다.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 이후 종사자가 100여 명으로 급감한 뒤 2015년 도시재생사업이 추진되면서 현재는 20여명으로 줄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